[시사앤피플] “여럿이 모이면 더 현명해질 것이다.” 이것이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의 기본 명제다. 각자의 경험과 관점을 모으면 한 개인이 내릴 수 없는 통찰에 도달할 수 있다는 믿음은 인터넷 문화, 조직 운영, 심지어 공공 거버넌스 구조에까지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 반대의 사례로 가득하다. 왜 집단이 더 현명하지 못할 수가 있는가 ? 왜 모일수록 진실에서 멀어질 수가 있는가?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인간의 욕심이다. 이 현상은 특히 블루칼라보다는 화이트칼라 계층, 즉 지식노동자, 전문가 집단, 관료적 조직속에서 더욱 빈번하게 발생한다. 육체노동은 욕망이 명확히 드러나지만, 지식노동은 욕망을 정교한 논리와 언어로 포장한다.
“사람의 마음에는 많은 계획이 있어도 오직 여호와의 뜻만이 완전히 서리라”(잠언 19:21)고 하였다. 즉, 인간의 욕망은 언제나 계획을 꾸미지만, 그 의도가 진실에 이르기 위해선 하늘의 뜻과 조화되어야 한다.
익명성은 책임을 덜어주고, 알고리즘은 비슷한 욕망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이게 한다. 그리고 이들 사이에서는 "우리는 다수다"라는 착각이 진실을 압도한다. 이때 인간의 욕심은 집단의 이름으로 정당화되고, 누군가의 목소리는 "비주류"라며 묵살된다.
그러나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진실은 언제나 다수 속에 있지 않았다. 갈릴레오, 소크라테스, 마틴 루터 킹… 그들은 모두 소수였다. 그리고 그들의 진실은 당대의 집단지성에 의해 철저히 거부당했다. 집단지성이 진짜 지성이 되려면, 그 구성원은 먼저 자신의 욕심을 경계할 줄 알아야 한다.
그 누구도 중립적이지 않고, 모든 의견은 저마다의 이해관계를 품고 있다. 따라서 진실에 가까이 가기 위해서는 욕심에 가까이 가는 자신을 먼저 의심할 수 있어야 한다.
지성은 수의 문제가 아니다. 지성은 진실에 도달하려는 태도의 문제다. 집단이 모였을 때, 가장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우리는 정말 지혜를 모으고 있는가, 아니면 욕심을 확산하고 있는가?
* 옥필훈 전주 비전대 교수 * 이 기고는 <시사앤피플>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시사앤피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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