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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구의 시조산책] 원용우 / 사슴기:시사앤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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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구의 시조산책] 원용우 / 사슴기

사슴

임성구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23/05/20 [10:03]

[임성구의 시조산책] 원용우 / 사슴기

사슴

임성구 객원기자 | 입력 : 2023/05/20 [10:03]

 

 사슴기

 

                                원용우

 

 

아쉬운 뜻 늘 머물러

만지면

출렁이는 강

 

문득 꿈이 저문데

삶하

끈질긴 삶하

 

띠처럼 세월을 두르고

구비치는 저 한을……

 

산다山茶 꽃 몸 씻는 소리

 

바람 일듯 뛰는 가슴

 

      끝없이 맴도는 미망迷妄

      파문만 겹겹이 찬다

 

      한자락 미소를 기루어

      허위훠위 뛰는

      너,

 

      새벽을 적시고 가는

      목이 긴 회귀의 넋

 

      달랠수록 크는 아픔

      지긋이 잇새에 문다

 

      물 위에 뜨는 제 모습

      봄은 사뭇

            머흘레.

 

 

[임성구의 시조 감상] 

눈이 맑아서 영혼이 맑은 짐승이 여기 있다. 영혼이 맑아서 시인이 된 사람이 여기 있다. 가끔은 산과 산을 누비면서 초록을 뜯어 먹고, 푸른 하늘을 바라본다. 희망의 눈길로 바라보는 눈망울에 하느님은 세상에서 가장 맑은 눈을 주셨다.

 

초롱초롱 빛나는 눈을 가진, 이 짐승을 우리는 사슴이라 부른다. 사슴 같은 눈을 가진 사람은 늘, ‘산다山茶꽃 몸 씻는 소리바람 일듯 뛰는 가슴을 달고 산다. 캄캄해서 더 깊은 절망의 밤일지라도, 더 푸르게 세상을 바라보는 착한 사람아! ‘새벽을 적시고 가는 회귀의 넋이여!,

 

깨끗한 영혼을 가진 너 때문에, 먼지 묻은 내 영혼을 잠시 씻는다. 널 무척 닮고 싶어서, 네 영혼의 행간에 뛰어놀고 싶어서, 꽃과 구름과 햇빛이 참 좋은 날. 문득, 호수에 내 얼굴을 비춰보니 한 계절이 하염없이 하염없이 지고 있더라.

 

임성구 시조시인(한국문인협회 시조분과 회장)


* 임성구 시조시인(한국문인협회 시조분과 회장)

* 이 기고는 <시사앤피플>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임성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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