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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범 칼럼]부처님 오신 날, 우리는 과연 행복할까?:시사앤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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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범 칼럼]부처님 오신 날, 우리는 과연 행복할까?

시사앤피플 | 기사입력 2023/05/26 [13:38]

[한승범 칼럼]부처님 오신 날, 우리는 과연 행복할까?

시사앤피플 | 입력 : 2023/05/26 [13:38]

한승범버네이즈 아마존출판대행 대표 

 

우리집 강아지 뚜봉이는 유달리 식탐이 강하다. 사료를 주려고 움직이면 두 발을 동동 구르며 안절부절못한다. 욕실에서 쉬를 할 때 입맛을 다신다. 칭찬으로 사료를 준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뚜봉이의 하루 목적은 식사가 전부인 것 같다. 그런 뚜봉이를 볼 때마다 10년 전 내 모습이 생각난다.

10년 전까지 나는 120kg이 넘는 초고도비만이었다. 퇴근 길에 대형마트에 들러 회, 족발, 닭발 등 기름진 음식과 술을 20~30만원어치를 거의 매일 샀다. 식사 전 샤워하는 5분이 그렇게 길 수가 없었다. 너무 먹고 싶어서 거의 숨이 넘어갈 정도로 헐떡이면서 샤워를 하는 모습은 뚜봉이와 다를 바 없었다. 당시 중학생에 불과한 아들은 으례 나에게 음식을 양보하곤 했다. 사실상 아들의 스테이크를 뺏어 먹은 것이다. 금수보다 못한 아빠였다.

살만 찐 게 아니라 당뇨 초기, 고혈압, 고지혈증, 지방간 등 대부분의 성인병과 조울증, 알코올중독, 분노조절장애 등의 정신질환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 먹는 약만 10여가지 되었다. 2013년 잘 나가던 프랜차이즈 사업이 무너지며 거리로 나앉게 되었다. 설상가상이었고,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졌다.

1963년 6월 11일 사이공에서 67세 승려 틱꽝득은 가부좌를 한 채로 분신 자살을 하였다. 이 소신공양 장면을 미국 저널리스트 맬컴 브라운(Malcolm Browne)이 촬영해 전 세계에 타전하였다. 이 사진 한 장으로 미국이 베트남 전쟁에서 패했다는 분석이 있을 정도였다. 왜 그랬을까?

산 채로 불태우는 것은 말 그대로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고통스러운 일 중 하나다. 그런데 노승은 미동도 하지 않고, 신음 소리조차 내지 않고 죽음을 맞이했다. 전 세계는 경악하였다. 얼마나 미국을 증오하면 이와 같은 극단적인 행위를 했을까하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틱꽝득 승려가 화형 고통을 이겨내고 미동도 하지 않은 이유는 종교적 신념과 영적 실천과 목적의식과 불굴의 정신력 덕분이라고 판단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점을 세상은 간과했다. 틱꽝득 승려는 7세에 출가하여 60여년간 명상을 실천한 사람이다. 명상은 고통 완화에 효과가 있다.

미국 웨이크 포레스트 대학교의 파델 지단(Fadel Zeidan) 박사팀은 2016년 실험을 통해 명상이 진통제보다 낫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명상을 했던 그룹에서 통증 완화 효과가 대조군에 비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나는 2013년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다. 2014년 6개월 만에 45kg을 감량에 성공하며 모든 병을 일거에 치료했다. 그 이후 10년 동안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 나는 이제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글을 쓰고 하루를 시작한다. 출퇴근은 자전거를 이용하고, 출근 전 헬스클럽에 가서 땀을 흘린다. 하루에 3시간 이상은 영어 원서 오디오북으로 독서를 하며, 친절과 베품을 일상 습관으로 만든다.

나는 하루에 한 끼만 먹는다.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건강한 음식을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다. 허기짐은 최고의 반찬이라고 믿는다. 이는 음식물 낭비를 획기적으로 줄이며, 내 몸의 모든 기관들에게 하루 23시간 동안의 휴식을 줄 수 있다. 술은 물론 커피, 음료수를 단 한 방울도 마시지 않고 오로지 차와 생수만 마신다. 설탕, 화학조미료, 과자, 아이스크림 등은 아예 입에도 대지 않는다. 웬만한 스님보다 절제된 삶을 산다. 한마디로 ‘아파트 원시인’과 같은 삶을 산다.

이런 놀라운 변화가 가능했던 것은 9할이 명상 덕분이었다. 2013년 여름 우연히 시작한 복식호흡이 짐승과 다름 없었던 나를 인간으로 만든 것이다. 명상은 스트레스 감소, 고통 관리, 우울증 및 불안 감소, 정서 조절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 화형의 고통도 감내하게 만드는 명상인데 무엇인들 못하랴.

미국 실리콘밸리의 많은 CEO들이 명상에 푹 빠져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마약과 방탕한 생활에 찌들어있던 20대 인도에서 명상을 접한 후 인생이 180도 바뀌었다.

여기서 헤르만 헤세의 소설 <싯다르타>의 주인공, 싯다르타가 떠오른다. 그는 세 가지 중요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생각, 기다림, 그리고 단식. 싯다르타는 세상에 사랑을 주고, 자신의 행복을 찾는 데 이 세 가지 능력이 필수적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편리한 세상 속에서 이러한 능력을 잊어가고 있다.

5월 27일은 부처님 오신 날이다. 부처님은 삶이 고통의 바다라고 말씀하셨다. ‘삶은 고통’이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울림을 준다. 편안한 세상에서 살아도 고통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렇지만 그 고통은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때 명상은 우리가 고통과 적절히 대처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그의 가르침을 되새겨보며, 우리 스스로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고민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행복은 주위의 환경이나 타인이 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 행복을 만드는 방법 중 하나가 명상이다. 이제 우리는 부처님 오신 날에 진정한 행복을 찾아 나설 준비가 되었다.

 

* 한승범 버네이즈 아마존출판대행 대표 

* 이 기고는 <시사앤피플>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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