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앤피플] 이민영 기자 = 최근 AI와 메타버스 시대가 도래되다보니 전통적이고 전형적인 교육의 틀을 벗어나려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교육의 본질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AI와 메타버스는 인류의 마지막 희망의 보루인 학습을 더욱 지속가능하게 확장 시켜 나갈 것으로 보인다. 평생교육의 전문가인 최운실 이사장의 평생교육의 미래 저략을 들어본다.
◇AI 메타버스시대, 다시 생각해 보는 ‘오래고도 새로운 미래’ 거대한 블랙홀처럼 AI와 메타버스가 모든 것을 흡인하고 견인하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세상을 실감한다. 현실과 가상세계의 경계가 무너진 초융합, 초연결, 초실감 세상이 인류의 삶 전체를 강타하는 태풍의 눈으로 다가오고 있다. 교육계 또한 예외가 아니다. 디지털 대전환을 접점으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새로운 교육 프레임으로의 전환과 새판짜기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학교 중심의 전통적 교육 패러다임을 넘어, 전 생애에 걸친 학습 패러다임으로의 대 전환을 예고하는 평생교육의 혁명적 변화가 일고 있다. 모든 이를 위한 ‘전 생애(life-long), 범 생애(life-wide), 통 생애(life-deep)’ 통합을 추구하는 평생교육의 패러다임이 현실화하고 있다.
AI와 메타버스를 기반으로 평생교육은, 삶의 전 영역을 씨줄, 날줄로 엮어내는 시공 초월의 무한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디지털 리터러시, 디지털 디바이드, AI 민감성, AI 일상학습이라는 명제들이 평생학습의 친숙한 일상으로 다가온다. 2021년 10월에 인천 연수구 송도 글로벌 특구에서 개최되었던 유네스코학습도시총회(5th ICLC)에서는 AI와 메타버스 기반의 가상컨퍼런스에 전 세계 2,000명이 넘는 참여자들이 실시간 접속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과연 메타버스 컨퍼런스가 가능하겠냐며 극히 우려를 표했던 유네스코 관계자들이 회의가 끝난 후 극찬을 쏟아내며 한국의 디지털 강국 저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일찍이 서구 지성의 상징 로마클럽은 1968년 『성장의 한계(The Limits to Growth)』를 통해 ‘인간의 생태 발자국을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줄이는 모험을 전 세계와 함께하지 않는 한, 인류는 더 이상 존속하기 어렵다’는 충격적 예언을 한 바 있다. ‘지속 가능한 세계에 희망이 있다. 후손에게 살아 있는 지구를 남겨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교훈을 남기며, 생존을 위한 해법으로 ‘꿈꾸기, 네트워크 하기, 진실 말하기, 학습하기, 사랑하기’를 제시하였다.
그들은 말한다. 비록 성장의 한계에 봉착해 있지만, ‘학습’이라는 마지막 남은 보물을 포기하지 않는 한, 인류는 지속가능한 지구를 후대에 물려 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전한다. 상상을 넘어선, 경계를 허문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 AI와 메타버스는 인류의 마지막 희망의 보루인 학습을 더더욱 지속가능하게 확장 시켜 나간다. 그래서인가. 로마클럽의 예측은 결코 절망이 아닌 ‘오래고도 새로운 희망의 미래’로 빛을 발한다.
◇초예측 시대, 변곡점에 선 인류, ‘AI와 인간-세기의 결합’에 대해? 세계적 석학이 미래학자 이스라엘의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와 『호모데우스』를 통해 ‘신이 되어 버린 인간 호모데우스, 2100년 현생 인류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언을 한다. 그는 “모든 것이 변한다는 사실만이 유일무이한 상수이다. 항상 변화한다는 사실만 변하지 않을 뿐이다(Change is the only constant)”라는 변화의 필연성을 전한다.
예측을 넘어선 예측의 시대인 『초예측』에서 하라리는 인공지능의 역습과 인간의 무용계급화, 민주주의 위기와 혐오사회의 도래를 예견한다. 변곡점에 선 인류가 가야 할 길, 살아남기 위한 생존과 진화의 길을 ‘인간과 AI 공생의 길’로 제시한다. 인류는 AI기술마저도 ‘은총’으로 바꿀 능력이 있는 존재임을 강조한다. 인간과 기계의 관계는 ‘만화처럼 AI가 인류에 대항하는 전쟁이나 반란을 일으키는 갈등 관계’가 아닌 ‘결혼이나 병합’ 관계가 될 것임을 예견한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더 나은 오늘은 어떻게 가능한가』에서 하라리는 신기술이 초래할 위협과 위험에 직면한 도전 앞에서, 인류가 어떻게 더 나은 오늘과 내일을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알고리즘과 생명공학을 단순히 알고 이해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인류의 소중한 가치인 공동체 부활과 문명화를 위한 ‘유의미한 새로운 서사’로 통합해 낼 수 있어야 함을 강조한다.
◇2022 유네스코 제7차 세계성인교육회의(CONFINTEA VII) 선언에 대해? - 미래는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 ‘AI와 평생교육의 동행’ 평생교육계에도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는 변화의 파고들이 속속 감지된다. 2022년 6월 코로나19의 위중한 상황에도 전 세계 평생교육관계자 1,200명이 북아프리카 모로코 마라케시에 모였다. 1945년 덴마크 엘시노어 1차 회의 이후 매12년마다 열리는 유네스코 최대의 평생교육 컨퍼런스이다. 올해가 7차 회의였다. 142개국에서 온 국가별 대표단과 모로코 국왕을 비롯 10여명의 각국 대통령, 40여명의 관계 장관과 대사들이 오프라인으로 참여한 거대한 국제 컨퍼런스였다. 화두는 역시나 전 세계에서 1,000여명 이상이 참여한 하이브리드 가상 컨퍼런스였다. AI와 메타버스의 위력을 실감하는 자리였다. ‘모든 이를 위한 전 생애에 걸친 학습권(Right To Lifelong Learning)’ 보장을 화두로 담대한 선언이 이어졌다. 코로나 팬데믹 극복을 위한 ‘회복탄력성(Resilience)’과 평생교육의 ‘새로운 상상력(Re-imagination)’이 대 주제였다.
‘미래는 더 이상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Because the Future Cannot Wait)’를 화두로 코로나 시대에 더욱 심화되고 있는 학습소외계층과 노인, 여성, 사회적 약자들의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를 극복하기 위한 평생교육의 새로운 구상 논의가 이어졌다. 아랍교육과학문화국제연맹(ALECSO)이 주관한 ‘AI와 평생교육의 동행’세션에 참석자들의 툭별한 관심이 모아졌다.
향후 12년을 견인할 글로벌 평생교육의 행동강령인 마라케시선언(Marrakech Frame for Action)에서도 통합과 포용사회를 향한 ‘모든 이의 디지털 역량 강화와 디지털 격차 해소, 평생교육과 AI의 동행, AI 민감성’ 등의 새로운 주제가 특별히 강조되었다. 12년 전 6차 컨퍼런스에서는 상상도 못했던 새로운 주제들이 별처럼 떠오르는 글로벌 평생교육의 판도 변화 현장이었다.
◇AI 메타버스 시대 평생교육-공존과 상생이란? 평생교육은 지속 가능한 세상을 위한, 생존을 위한 삶의 해답을 찾는 영원한 배움을 추구한다. AI 메타버스 시대의 평생교육은 단순한 도구적 기술이나 기술 활용의 능숙함에서 멈추지 않는다. 기술 플랫폼을 기반으로 새로운 삶의 가치와 의미를 연결하고, 융합하고, 재구성해 내는 ‘진정한 삶의 생성자(authentic life creator)’야말로 평생교육 미래 세상이 꿈꾸는 새판짜기의 요체가 된다.
유네스코는 일찍이 평생학습의 네 기둥(앎을 위한 학습, 행함을 위한 학습, 더불어 삶을 위한 상생의 학습, 존재를 위한 학습)을 기치로 ‘요람에서 무덤까지’ 모든 이를 위한 모두의 ‘학습권-배울 권리’ 보장을 세기의 사명으로 강조해 왔다. 전 세계 지성들의 모임에서도 예외 없이, 인지적 지능을 넘어선 새로운 세상의 미래 인재 역량이 제시되고 있다.
다보스포럼(WEF)의 창시자 클라우스 슈밥은 4차산업혁명시대 미래 인재의 역량으로 ‘마음지능(mind intelligence), 가슴지능(heart intelligence), 몸지능(body intelligence), 영성 지능(soul intelligence)’을 제시한 바 있다. 알리바 마윈회장은 다보스포럼에서 미래 인재의 핵심역량으로 ‘사랑지능(LQ: Love Quotient)’과 ‘관계지능(Relation Quotient)’을 강조한 바 있다.
오프라인 대면학습의 전유물이던 평생교육계에도 AI 메타버스와 같은 첨단의 디지털 기술과 가상세계가 융합, 접목되면서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는 학습의 무한확장성이 강조되고 있다. 최근 디지털집현전, 열린평생배움터, 디지털아카이빙, 빅데이터, 하이브리드 디지털교육플랫폼, 디지털리터러시 교육, 디지털 디바이드, K-MOOcs와 나노디그리, 스마트러닝, 마이크로러닝 등 일련의 AI와 메타버스 시대 평생교육의 토대 구축 정책 추진이 가속화되고 있다.
AI와 결합된 인간의 영성을 기반으로 한 융합과 상생의 학습 패러다임이 평생교육의 새로운 판을 짜는 소명으로 연결되고 있다. 전 생애에 걸쳐, 학교의 담장을 넘어, 새로운 사회와 세상을 구현해 내기 위한 창조와 융합의 신인류가 평생교육 미래 세상의 새로운 주인이다. 인간 특유의 영성과 AI의 파격적 가능성을 결합해 내는 ‘상생의 연결고리’, 물리적 세계와 가상세계를 하나로 결합하는 초융합, 초지능의 연결고리 생성이 관건이다.
유발 하라리의 예언대로 디지털 기술의 총아인 ‘인공지능’과 영성적 초월의 존재인 ‘호모 스피리트(Homo Spirit)’의 위대함이 세기의 결합으로 발현되는 새로운 세상을 기대해 본다. 이 중차대하고도 위대한 임무를 ‘AI 메타버스와 맞손을 잡은 다음 세대’에게 부탁하고 싶다.
* 최운실 한국지역사회교육재단 이사장
* 이 원고는 지난 24일 인공지능 메타버스 시대 미래전략 국회 정책 컨퍼런스 자료를 기준으로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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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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