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앤피플] 이민영 기자 = 저출산고령화 시대와 인구절벽 시대를 맞이해 농촌 현장을 지킬 사람이 줄어들고 있다. 이런 현상이 시작될 무렵 김영삼 정부 때부터 외국인 근로자 유입을 시도해 지금은 외국인 근로자 없이 안될 시점에 이르고 있다.
특히, 캄보디아, 베트남 등에서 입국한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외국인근로자는 생산과 소비의 주체로 이제 지역경제를 떠받치는 중요한 존재로 떠오르고 있다. 고창군은 다양한 외국인근로자 지원 정책으로 이들의 중도이탈 문제를 극복하며 상생의 시대를 열고 있다.(편집자註)
# 외국인 근로자가 호평한 “고창 좋아요” 그 한 마디 고창군은 올해 법무부로부터 859명의 계절근로자 배정승인을 받아 현재까지 483명의 캄보디아 근로자가 입국하여 일손을 돕고 있으며, 하반기에도 130여명이 추가 입국할 계획이다.
“고창이 좋아요” 지난 12일 오후 고창군보건소 검진실에서 한 외국인 근로자의 탄성이 있었다. 그는 혈액검사를 위해 주사바늘이 팔에 닿자 얼굴을 찡그리며 아픈 표정을 지으면서도 짧은 소감을 나타냈다. 주사 공포는 만국 공통 감정이다. 이날 검진은 엑스레이 등의 검사가 차례로 이어졌다.
고창군은 외국인계절근로자의 안정적 근로환경을 위해 간기능 등 30개 항목에 대해 무료로 건강검진을 지원하고 있다. 아마도 그의 외마다 “고창이 좋아요”는 검진이 좋다는 뜻과 함께 고창의 외국인 정책에 찬사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한 외국인 근로자는 “캄보디아에서는 아픈 곳이 없었는데, 낯선 곳에서 낯선 음식을 먹다보니 소화가 잘 안 돼 불편했다”며 “큰 이상이 없어 다행이다”고 활짝 웃었다. 그는 “고창에서 이양기가 한번 지나갈 때마다 4~5줄씩 모를 심는 모습을 처음 봤을 때 무척 놀랐다”며 “고창에서 지내는 동안 배우고 싶은 것들이 무척 많다”고 했다.
민선 8기 고창군이 지역의 중요 인력으로 자리잡은 ‘외국인 계절근로자’에 대해 다양성 존중과 포용적인 도시로 발돋움해 나간다. 특히 민선 8기 슬로건이 ‘군민 모두가 행복한 활력넘치는 고창’인 만큼, 고창을 찾은 외국인근로자와 농어민의 행복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친 노동 끝에 편안한 휴식..‘맞춤형 근로환경 개선’ 고창군은 국내최초로 외국인 계절근로자 쉼터를 마련했다. 내년 3월 준공을 목표로 외국인계절근로자 전용 기숙사 마련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계절근로자 관리센터도 설치됐다. 한국어 교육을 통해 외국인들이 직장 내 적응력 향상을 돕고 산업재해도 방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법률상담을 통해 노사갈등과 인권침해 문제 등도 해소하고 있다. 특히 쓰레기분리수거 안내문 등을 각 나라의 언어로 만들어 외국인 주민을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사회적 포용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안정적 근로와 지원을 위한 ‘법·제도적 기반마련’ 기존 외국인계절근로자 제도는 연속해서 체류할 수 있는 기간이 최대 5개월이라 농번기가 긴 작물을 키우는 농가는 중간에 인력 공백이 생기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고창군은 법무부에 근로자 체류기간 연장을 건의해 왔다. 그 결과, 지난 7월1일부터 법무부가 계절근로자 체류기간을 기존 5개월에서 8개월로 연장시키면서 농촌 인력 공백에 다소나마 숨통이 트일 수 있게 됐다.
계절근로자 역시 이번 조치를 환영하고 있다. 기존에는 귀국과 입국을 반복하는 동안 이동 경비가 들고 수입도 불규칙해지는 등 금전적, 시간적 손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한 계절근로자는 “이전에는 중도에 본국으로 돌아갔다가 한 달 후에 다시 와야 했는데, 이제 항공료 같은 경비가 많이 절감돼서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농촌인력 적정 인건비 정착에 앞장 전국의 농촌현장이 올 농번기철에도 인력을 뺏고 뺏기는 제로섬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고창군은 지난 4월 ‘농업근로자 인건비 안정화를 위한 상생 결의 다짐 행사’를 열었다. 심덕섭 고창군수를 비롯해 농협조합장, 농업인단체장, 이장단협의회장, 일자리협회 고창군지부 등이 참여했다.
이날 지역 농업인은 웃돈을 주고 근로자를 고용하지 않기로 다짐했다. 직업소개소 역시 농업인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해 인건비 상승을 최대한 억제하고, 적정인건비로 인력을 공급하는 의무를 다하기로 했다. 고창군은 외국인계절근로자 지원에 관한 조례, ‘국내최초’ 농촌인력 적정 인건비 운영에 관한 조례 등을 잇따라 제정하며 안정적인 인건비 정착에 앞장서 가고 있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고창군 농어가들이 일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인력확보에 더욱 힘쓰겠다”며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지역에 잘 정착해 불편함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한국어 교육 등 다양한 맞춤형 지원책을 강화해 고창군이 ‘외국인 계절근로자 모범도시’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앤피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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