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앤피플] 윤석열 대통령은 금년 4월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해 일·가정 양립과 양육 및 주거문제에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나섰다. 한국은 2023년 합계출산율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0.72명이고, 1년간 출생자가 20만 명에 불과해 국가운영이 어려워지고 있다.
프랑스는 합계출산율이 유럽에서 가장 높은 1.68명인데도 2023년 촐생자가 70만명 이하로 내려가자 곧바로 2024년 1월 국가인구재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일·가정 양립 정책을 획기적으로 더 강화하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 인구가 국력을 좌우하고 국가 생존에 필수요인이라는 것을 오랜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합계출산율이 1.13인 2006년부터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2022년까지 시행하면서 320조 원의 예산을 투입하였지만 출산율 저하를 막지 못했다. 2015년 합계출산율이 1.24로 약간 올랐지만, 2016년 이후 출산율이 다시 지속적인 하락추세로 이어지고 있다.
출산율 저하의 가장 큰 특징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증가하면서 가사 분담과 자녀 양육에 대해 현실적인 문제가 크기 때문이다. 결혼과 출산에 따른 경제문제도 있지만, 일·가정 양립이 쉽지 않기 때문에 결혼을 미루고 결혼 후에도 출산을 결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결혼 및 출산의 주 연령층은 30~39세이다. 이들의 맞벌이 가구 비율은 2011년 41.4%에서 2022년 54.2%로 가파르게 상승했고, 지금은 그 비율이 더 커졌을 가능성이 높다. 맞벌이 가구에게 육아문제는 출산 결정에 결정적이다.
부모로서 저야 하는 육아 부담은 돌봄이 필수적인 영유아기부터 초등 저학년까지 적어도 7~8년이다. 이 기간 육아 부담을 가진 대부분의 근로자들은 육아휴직 등을 활용하면서 전일제 근무로 육아를 병행하거나, 퇴직하여 경력 단절 후 자녀 돌봄에 전념하는 두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전일제 근무로 하기에는 애로가 많다. 보육과 돌봄서비스, 육아휴직 등이 있지만 많이 부족하고, 아이의 하원(하교) 시간과 부모의 퇴근 시간대가 맞지 않아 생기는 하원(하교) 후의 돌봄문제도 있다. 뿐만아니라 30~40대는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을 사용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한창 일할 나이라 생산성이 높거나 대체하기 어려운 업무를 많이 맡고 있고, 육아휴직 등을 하면 수입이 줄어든다는 경제적인 측면 외에도 동료의 업무 부담 증가 등이 따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력 단절이 우려되기에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문제는 일·가정 양립이 확실히 되어야 출산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경력 단절 없이 육아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프랑스의 출산장려 정책은 친출산주의적 가족정책이 특징이다. 일찍부터 다자녀 가구에 대한 가족수당과 전업주부수당을 도입하면서 자녀 양육의 경제적 부담을 세금감면을 통해 보상하였고, 「가족 및 출산법」도 제정하였다.
그러면서 70년대 중반부터는 본격적인 일·가정양립 정책으로 방향을 전환하였다. 육아휴직수당 등 어머니의 고용지속성을 지원하면서 직접 돌봄에 대한 재정 지원과 서비스도 확대하고 다양화하였다. 고용을 지속할 것인지, 일을 중단할 것인지 선택의 자유를 주었다.
일·가정 양립은 근로자가 자녀의 출산과 육아에 어려움 없이 일과 가정생활을 조화롭게 수행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프랑스는 친가정정책으로 유럽에서 출생율 1위를 하고 있고, 독일은 일·가정 양립과 가족친화적 직장문화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저출산 문제를 극복했다.
육아휴직과 휴가제도의 보강, 부부간 시차출퇴근제 도입, 근무유연성 확보, 직장내 산모 근무환경 개선, 가족친화 직장문화 확산과 아빠의 역할 확대, 난임과 불임 치료지원, 직장내 어린이집 운영 등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가족친화형 일·가정 양립정책이 아주 중요하다는 결론이다. 그리고 정부정책과 병행하여 기업도 이제는 투자라고 생각하여 가족친화적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출산율 증가에 기여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생존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 박승주 세종로국정포럼 이사장 (전 여성가족부 차관) * 이 기고는 <시사앤피플>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시사앤피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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