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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기의 시사컬럼] 중국과 인도의 문명·종교 파워를 두려워하는 미국:시사앤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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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기의 시사컬럼] 중국과 인도의 문명·종교 파워를 두려워하는 미국

시사앤피플 | 기사입력 2023/11/21 [07:11]

[김삼기의 시사컬럼] 중국과 인도의 문명·종교 파워를 두려워하는 미국

시사앤피플 | 입력 : 2023/11/21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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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삼기  작가 / ·칼럼니스트    

 

[시사앤피플]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서 제30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제2차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정상회의가 하루 간격으로 열렸다. APEC 21개 회원국 중 12개 국가가 IPEF 회원국이고, 인도와 피지만 참석하면 IPEF 14개 회원국 모두가 참석하는 IPEF 정상회의가 되기 때문에 같은 기간 같은 지역서 열렸다. 

 

IPEF는 정상회의 후 공동성명을 통해 “2024년부터 매년 장관급 위원회와 2년마다 정상회의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IPEF가 정상회의를 매년 열지 않고 2년마다 열기로 한 건 IPEF 회원국 대부분이 APEC 회원국여서 혼선을 초래할 수도 있고, 무엇보다 IPEF 회원국이 아닌 중국과 APEC 회원국인 아닌 인도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그래도 APEC과 IPEF는 2년마다 같은 기간 같은 도시서 정상회의를 갖게 될 확률이 높다.

 

2년마다 열리는 두 정상회의서 중국과 인도는 만날 수 없는 운명이다. 중국은 APEC 회원국이지만 IPEF 회원국은 아니고, 인도는  IPEF 회원국이지만 APEC 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도는 APEC 가입을 원하고 있지만 인도가 아시아·태평양 권역이 아니라는 이유로 미국이 반대하고 있다. 중국은 IPEF에 아예 가입조차 할 수 없다. IPEF는 미국이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기구기 때문이다.

 

중국과 인도는 세계 4대문명 발상지와 세계 4대종교 발상지라는 문명적 배경과 종교적 배경을 바탕으로 수천 년의 유구한 역사를 이어온 지구촌의 어머니 나라다. 그런데 중국과 인도가 300년 역사도 안 되는 미국의 외교전략에 의해 같은 기간 같은 도시서 열리는 APEC과 IPEF 정상회의서 만날 수 없다는 게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세계 4대 문명은 메소포타미아 문명, 황하문명, 이집트 문명, 인더스 문명이고, 세계 4대 종교는 기독교, 이슬람교, 힌두교, 불교다. 그런데 기독교는 로마가, 이슬람교는 오스만제국이, 힌두교와 불교는 인도가 발상지이지만, 중국이 인도의 불교를 수입하여 집대성했으므로 사실상 불교 발상지는 중국이라 할 수 있다.

     

중국과 인도는 불과 30년 전까지만 해도 영토가 넓고 인구가 많은 탓에 모든 결정이 느렸고, 과학보다 오랜 전통과 신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 발전이 더뎠다. 그래서 못 사는 나라로 전 세계가 알고 있었다. 즉 문명·종교 프레임이라는 하드웨어는 강하지만, 과학이라는 소프트웨어가 약한 중국과 인도가 미국이나 유럽에 뒤쳐진 나라였다. 

 

그러나 21세기 초 인터넷이 보급되면서부터 많은 인구와 넓은 영토를 가진 중국과 인도가 무섭게 속도를 내기 시작했고, 지금은 세계 경제의 중심지가 두 나라로 이동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경제대국이 됐다.  

 

2010년부터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대국이 됐고, 인도도 2006년까진 한국보다 뒤졌지만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지금은 세계 5위 경제대국이 됐다. 지금 추세라면 “5년 안에 중국과 인도가 세계 2,3위 경제대국이 되고, 특히 중국과 인도가 원팀이 돼 미국을 견제할 경우 두 나라가 미국도 추월해 세계 1,2위 경제대국이 될 수 있다”는 게 경제학자들의 분석이다.  

 

이제 미국은 중국과 인도를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그런데 문제는 미국이 세계 각국과 외교·안보·경제 동맹을 맺거나 국제기구를 통해 중국과 인도의 급부상을 저지하려 해도 중국과 인도의 성장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중국과 인도의 경제가 수천 년 이어온 문명과 종교를 기반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멜더스의 인구론에 의하면 중국과 인도는 벌써 망했어야 했다. 그런데 지금 경제대국이 돼 있다. 이 역시 수천 년 동안 중국과 인도를 지탱해준 문명·종교 프레임이라는 하드웨어가 작동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미국이 전 세계 인구 80억 명 중 중국과 인도 인구수가 1/3 이상인 28.5억 명이라는 이유로 경제·통상(생산국, 소비국)이나 외교·안보 차원으로만 중국과 인도를 상대해선 안 된다. 중국과 인도의 막강한 문명·종교 파워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만약 미국이 외교·안보·경제에만 초점을 맞춰 중국과 인도를 대한다면 곧 세계 1위 경제대국의 자리를 중국이나 인도에 내줄 수도 있을 것이다. 

 

미국은 수천 년 동안 공동사회주의 사상에 기반을 둔 중국 문명과 개인주의 사상에 기반을 둔 인도 문명을 돈이나 군사력으로 절대 이길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중국과 인도를 분리해서 상대하고자 하는 것이다. 미국 주도의 IPEF가 공동성명을 통해 정상회의를 매년 열지 않고 2년마다 열겠다고 밝힌 것도 중국과 인도의 눈치를 보는 것 외 두 나라가 일정한 거리를 갖게 하기 위한 맥락으로 보인다.

 

전 세계도 고대부터 세계 문명 발상지답게 농사가 잘 돼 국민성도 여유 있고, 또한 세계 종교 발상지답게 신의 통치하에 계시와 기적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노력하면서 미래의 비전을 만들어가는 중국과 인도를 이제 다른 시각으로 봐야 한다. 중국과 인도의 경제성장만 볼 것이 아니라, 수천 년 동안 중국과 인도를 지탱해온 문명·종교라는 두 나라의 전통적인 뿌리를 기반으로 새롭게 펼쳐질 미래를 잘 관찰해야 한다.

 

미국이 청교도 믿음으로 세워진 나라로 종교 파워가 강하지만 역사가 짧고, 문명 파워는 제로나 마찬가지다. 특히 미국이 여러 민족이 혼합돼 멜팅포트(용광로)라는 별칭을 가졌지만 이는 문명이 아닌 문화일 뿐이다. 미국이 중국과 인도의 문명·종교 파워를 두려워하는 이유다.

 

인류는 수천 년 동안 문명·종교 프레임이라는 하드웨어를 유지해온 지구촌의 어머니 나라 중국과 인도 앞에 조금은 엄숙해야 하지 않을까?

 

* 김삼기 작가/컬럼니스트

* 이 기고는 <시사앤피플>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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