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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순의 디카시가 있는 수필] 기선 제압

시사앤피플 | 기사입력 2024/06/14 [10:24]

[오정순의 디카시가 있는 수필] 기선 제압

시사앤피플 | 입력 : 2024/06/14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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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보호센터 입학식 날

백발의 할머니 들

새 친구 만나자

자식 자랑부터 열 올리신다

 

                                                             - 이고운

 

[쪽수필] 아주 오래 전, 고층아파트에 입주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신기한 풍경을 만났다. 아이들 학교 보내고 누군가를 기다리느라고 아파트 정문 앞에 있는데 노인분들이 등나무 아래로 모여 들었다.

 

무엇인가 먹거리를 들고 등장하여 무리를 짓더니 이미 기선을 잡은 듯한 대장주 노인 한 분이 말끝마다 우리 아들이 그러는데 말이야로 시작하여 좌중을 압도 하고 있었다.

 

신문을 가지고 나와 중요 뉴스라고 생각하는 기사를 읽어주고

바로 우리 아들이 그러는데 말이야로 이어졌다. 마치 뉴스거리가 되긴 했지만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해주겠다는 설이다.

 

 그중 한 분이 한 기사를 가리키며 그댁 아드님께 이것도 물어보고 오라고 부탁한다.

그 시간에 집에 있기 보다 나와야 편할 거란 생각에 일찍 자리를 비우는지 알 수 없었으나, 그 어른 분은 법조인의 어머니라 했다. 아들이 알면 얼마나 난감할 일인가.

 

 꽃잎 떨어진 할미꽃대를 보고 옛날 사람이 생각난다는 건 그만큼 젊은 이의 눈에 낯설었다는 이야기다. 지금 누가 나를 보고 낯설다고 할까봐 삶의 뒤를 돌아본다.

 

 내 눈에는 아직 꽃잎이 붙어있는 할미꽃이 키는 낮아도 기선제압 강자로 보인다고 귀띔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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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순 수필가/시인    

 * 오정순 수필가 / 시인

* 이 기고는 <시사앤피플>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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