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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옥의 미술 감상] 저녁의 도제 궁(Doge's Palace in the evening)

시사앤피플 | 기사입력 2023/11/12 [15:26]

[정영옥의 미술 감상] 저녁의 도제 궁(Doge's Palace in the evening)

시사앤피플 | 입력 : 2023/11/12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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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에르베 로알리에 (Hervé LOILIER)

국적 프랑스 

제작 2014

장르 구상 

재료 캔버스에 유채 

크기 55cm * 46cm

 

[미술 감상] ‘앵무새와 여인들’, ‘고요’에 이어 소개하는 프랑스의 저명한 화가 에르베 로알리에의 작품 ‘저녁의 도제 궁’이다. 도제의 궁전, 또는 두칼레 궁전은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산마르코 대성당과 운하 사이에 위치한, 옛 베네치아 공국의 총독이 거주하던 궁전이다. 

 

이른 아침의 찰나의 장면이나 석양에 의한 황금빛 반사 등과 같은 아른거리는 빛의 떨림을 좋아한 작가는 빛의 바람(A Wind of Light)이 만들어내는 베네치아를 즐겨 그렸다. 본 것을 기억해 두었다가 꿈 속에서 본 이미지처럼 알아보기 쉽고 자유롭게 해석된 몇 가지 상징만을 표현하는 그의 작업은 풍경을 그리는 행위이기 보다는 베네치아를 ‘추억’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기에 대상을 정확하게 그리지 않으며 의도된 무질서 안에서 자신이 해석한 질서를 찾는다. 

 

<저녁의 도제 궁>은 운하에서 바라본 궁전의 정면보다는 궁전 북쪽의 안쪽과 연결된 산마르코 대성당의 뒷모습을 추억의 대상으로 삼은 듯하다. 밤 10시가 지난 시각에도 서머타임의 석양 빛에 빛나는 대성당의 돔이 그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했을 것 같다.

 

밤낮이 공존하는 황금빛 하늘, 하늘을 닮은 대성당, 동양에서 온 진주 가루 녹아 든 궁전, 곤돌라 사공이 부르는 오 솔레미오 (O Sole Mio)는 저 멀리 운하의 미로에서 아스라이 사라지지만 ‘나의 태양’은 이미 우리의 가슴에 들어와 있는 곳, 그런 베네치아가 화면에서 살아 꿈틀거린다.    

 

베네치아를 그린 로알리에 화백의 작품은 대부분 개인적인 추억을 재현한 지극히 사적인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그림을 통해 소통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는 언제나 상상의 문을 열어 둔다. 이러한 배려로 관람객은 작가와 공명(共鳴)하며 자신도 그 시간, 그 장소에 함께 있는 듯한 즐거운 상상을 하게 된다. 

 

엘에이티코리아의 3D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에르베 로알리에 : 선, 색, 빛과 그림자의 하모니> 전시회에서 작가의 더 많은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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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영옥 아트디랙터(엘에이티코리아 본부장)    

정영옥 아트디랙터(엘에이티코리아 본부장)    

* 이 기고는 <시사앤피플.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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