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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석 시인] 내 꿈 팔기

시사앤피플 | 기사입력 2024/01/03 [21:34]

[서승석 시인] 내 꿈 팔기

시사앤피플 | 입력 : 2024/01/03 [21:34]

내 꿈 팔기

 

                                              시인 서승석

 

나이가 들면서

시간이 너무 빨리 가는 것을 느낀다

한 해가 저물면

다시 오는 새해에 대한

쌓인 숙제들도 헤아리기 바쁘다

 

신사임당은 용꿈을 꿔서

율곡 이이 같은 큰 인물을 낳고

아들은 오천원 얼굴이 되고

자신은 오만원에 올랐는데

나는 용을 타고 하늘을 나는

꿈을 꾸기도 했는데

세상에 내놓을 게 없다

 

요즘은 그림에 붙잡혀

다른 화가들이 해내지 못한

내 그림을 찾느라

물감을 풀고 붓질을 해도

좀처럼 나올 생각을 못 한다

 

사람들이 읽어주는 시 한 편

누군가 점 찍어줄 그림 한 점

낳을 날을 얼마나 기다려야 하나

새해는 갑진년 청룡의 해라 하니

내 용꿈이 살아나와서

어느 날 나를 활짝 놀라게 할

그런 꼴 한번 보았으면...

 

 

 

 

본문이미지

시인 서승석    

 

[서승석 약력] 시인, 예술평론가, 한국시인협회 이사, 한불문화예술협회 회장

이화여대 문리대, 파리 4-소르본대학교 대학원 비교문학석사 및 불문학 박사

덕성여자대학교, 수원대학교 겸임교수, 서울대학교 초빙교수 역임

2013유심평론 부문 신인상, 시집 자작나무, 흔들림에 대하여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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