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앤피플] 지난 2022년 통계청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귀화하여 국적을 취득하거나 결혼이민 등으로 다문화 가구로 분류된 가구는 총 399,396가구로 약 40만 가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지난 10년 동안 매년 1만 가구 이상이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흐름이기 때문에 다문화 가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다문화 가구와 이민자들이 급증하면서 출입국·이민관리청(이하 이민청) 신설에 관련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고 있고, 안산시와 인천시 등은 이미 이민청 유치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물론 미등록 이주자가 40만 명이 넘는 현재 상황 속에서 효율적인 이주민 관리와 일관된 다문화 정책 마련을 위해서 이민청은 필요한 기관일 것이다.
하지만 제도와 기관을 만들기에 앞서 우리가 먼저 생각해 봐야 하는 것들이 있다. 필자는 최근 다문화 가정이 밀집 있는 안산 지역의 다문화 교회와 기관들을 탐방하면서 오래도록 현장에서 다문화 사역을 하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어떻게 하면 이주민, 다문화 가정과 우리나라 국민들이 서로 존중하며 공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현재 다문화특구로 지정되어 있는 안산시 원곡동 통장이며 서안산시온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이창갑 목사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다문화 가족들에 대한 ‘수용’과 ‘받아들임’이다. 자기 자신을 수용하고 환대하는 공동체가 있다면 종교와 인종을 넘어서 하나 될 수 있는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다. 2천 년 전 사마리아 지역에서 오랜 차별과 반목을 넘어서는 수용과 환대가 있었고 그들은 결국 갈등을 넘어서서 하나가 될 수 있었다. 그래서 사도행전에 보면 ‘그 교회’가 아니라 ‘그 성’에 기쁨이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안산 양무리교회 담임이며 이주민 선교사인 김희창 목사는 “이주민들은 이 땅에서 살아가기 위해 도움이 필요한 나그네들이기 때문에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기 위해 열 번이고 백 번이고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어야 한다”라며 “요즘 우리 사회는 옆을 돌아보지 않고 오직 앞만 보고 달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제 우리는 그들과 함께 가기 위해서 우리 주변을 둘러보며 더 넓고 포용적인 시각을 가져야만 한다”고 하였다.
이처럼 다문화 사회 속에서 함께 공존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이웃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이미 우리 곁에 있는 이주민과 다문화 가정들을 우리 국민들이 편견없이 수용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면, 그것은 어떠한 제도나 기관보다 더 많은 일을 하게 될 것이다. 이민자들과 우리가 서로를 배려하고 협력하는 ‘존중의 문화’가 만들어지고 법률이나 사회통념을 넘어선 보편적인 사랑으로 구분짓기를 하지 않게 된다면 그것은 무엇보다 좋은 ‘공존의 규칙’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박상준 목사 / 작가 * 이 기고는 <시사앤피플>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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