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엄정숙 부동산전문 변호사, 권리금 가로챈 건물주, 권리금소송으로 대응기존 세입자 대신 건물주가 신규 세입자와 권리금 거래하면 위법세입자의 권리금 회수를 놓고 건물주와 세입자 간 분쟁이 일어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건물주가 신규 세입자와의 계약 자체를 거부한다면 확실한 권리금 방해에 해당한다. 다만 건물주가 직접 신규 세입자에게 권리금을 요구해 중간에서 돈을 가로챈다면 상황은 간단치 않다.
1일 엄정숙 부동산 전문변호사(법도 종합법률사무소)는 유튜브 채널 ‘법도TV’를 통해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새로운 세입자를 구할 때 건물주가 신규 세입자에게 권리금을 요구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며 “법률상 상가 임대차 계약은 건물주와 맺어야 하지만, 이와 별개로 권리금 계약은 세입자와 신규 세입자 간 합의로 맺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만약 기존 세입자가 있는데도 건물주가 직접 신규 세입자에게 권리금을 요구했다면 기존 세입자는 건물주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리금’이란 영업시설, 거래처, 신용, 영업상 노하우, 위치(바닥)에 따른 이점 등을 기준으로 비롯된 금전적 가치를 뜻한다.
‘손해배상청구소송’이란 건물주 방해로 권리금 회수기회를 놓쳤으니 상응하는 금액을 계산해 배상토록 제기하는 일명 ‘권리금 소송’을 말한다. 권리금분쟁 전문 법률상담을 제공하는 법도 권리금소송센터의 ‘2022 권리금 통계’에 따르면 2015년 상임법 개정 이후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하기 위한 법률상담은 총 416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하 상임법) 제10조의3 제2항에는 '신규임차인(신규 세입자)이 되려는 자가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권리금 계약으로 규정하고 있다.
즉 권리금은 기존 세입자와 신규 세입자가 맺는 계약이라는 말. 그런데도 건물주가 임대차 계약 당시 기존 세입자 몰래 신규 세입자와 권리금 거래를 했다면 위법에 해당한다.
상임법 제10조의4 제1항 제1호에는 '임차인(세입자)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에게 임대인(건물주)이 권리금을 요구하거나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부터 권리금을 수수하는 행위'는 세입자의 권리금보호 의무를 위반하는 경우라고 규정하고 있다.
다시 말해 기존 세입자가 있는 경우라면 건물주는 신규 세입자에게 권리금을 요구해서도 안 되고 권리금 거래를 해서도 안 된다는 뜻. 권리금보호는 상임법에 규정된 강행법규이기에 이를 어겼다면 위반 행위로 볼 수 있다.
엄 변호사는 “권리금은 세입자가 임차한 점포에서 오랫동안 장사하며 일궈낸 금전적 가치”라며 “반면 건물주는 건물을 빌려줬을 뿐 권리금 가치에 대해 기여한 바가 없기 때문에 함부로 권리금을 요구할 권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건물주가 신규 세입자와 임대차 계약을 맺을 때 신규 세입자에게 권리금 거래를 하지 말라는 요구를 하거나 특약 사항에 넣는 행위가 벌어지기도 한다.
상임법 제10조의4 제1항 제2호에는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 하여금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하는 행위’는 위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즉 건물주가 기존 세입자에게 권리금 거래를 하지 말라고 방해하는 행위가 아니더라도 신규 세입자를 통한 권리금 방해 행위도 법률상 위법에 해당하는 말이다.
엄 변호사는 “따라서 건물주가 기존 세입자 대신 신규 세입자와 권리금 거래를 하거나 신규 세입자에게 권리금 거래를 하지 말라는 요구 모두 위법한 사안이기 때문에 이 같은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시사앤피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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