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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순의 디카시] 우듬지에 서다

시사앤피플 | 기사입력 2023/02/21 [20:42]

[오정순의 디카시] 우듬지에 서다

시사앤피플 | 입력 : 2023/02/21 [20:42]

 

그 자리를 자랑삼지는 말게나

빌린 키로 산다는 건

잠깐이라네

   

[시작노트] 세상에는 온전히 제 힘으로 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직장의 명함, 부모의 배경, 동창의 우정에 기대어 키를 세우고 살아가기도 한다. 순간순간 날아드는 칭찬이나 박수에 우쭐거리다가 배경을 잃어버리고 나면 흐물흐물 정체성 마저 잃어버려 곤두박질쳐지기도 한다.

 

담쟁이덩굴도 예외는 아니다. 울타리를 타고 큰 키 나무에 기대어 오르더니 마지막에는 허공에 키를 세우고 바람에 시달린다 자기 앞을 가로막는 아무것도 없는 세상에 한번 뻗어보고 싶었던 모양이나, 홀로 설 수 없는 자신의 능력을 모르는 허세가 되고 만다. 나에게 빌린 키란 무엇일까 헤아려보는 소재다.

 

▲ 오정순 수필가/시인    

 

* 오정순 수필가 / 시인

* 이 기고는 <시사앤피플>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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