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중구, ‘자연환기식 개방형 흡연 부스’ 시범 설치시범운영 후 효과 검증해 24년부터 확대 시행할 계획
[시사앤피플] 정홍술 객원 기자 = 서울 중구(구청장 김길성)가 지난 25일 한국은행 앞 광장쉼터 일대에 새로운 디자인의 ‘개방형 흡연 부스’를 시범 설치했다.
흡연 구역을 조성하는 한편 금연 구역을 확대 지정함으로써 ‘분연(分煙)정책’을 본격적으로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흡연 공간과 금연 공간을 명확히 나누자는 이 정책은 일부 선진국에서 이미 적용돼 효과성이 입증된 바 있다.
구는 최근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담배꽁초 무단투기가 늘어나는 것에 대한 원인을 ‘흡연 구역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으로 봤다. 금연 구역이 계속 증가하는 반면 흡연 구역이 명확하지 않다 보니 흡연자들이 길거리를 점유하게 돼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구는 금연 구역 지정과 흡연 부스 설치를 병행하여 추진할 계획이다. 흡연자에게 제대로 된 공간을 제공하되 그 외의 장소에서는 엄격히 흡연을 제한해 비흡연자들의 건강권까지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흡연권과 혐연권의 조화를 통해 양자 간의 갈등을 줄이고 담배꽁초 무단투기까지 방지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 구에서 지정한 금연 구역인 ‘한국은행 앞 광장쉼터 일대(충무로1가 1)’는 1시간당 평균 142명의 흡연자가 발생하는 ‘흡연 민원 다발 지역’이다. 해당 지역을 상시 점유하는 흡연자로 인해 보행자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생활민원부터 일대 행인들의 간접흡연 민원까지 발생했던 상황이다.
따라서 구는 보행과 흡연 공간을 분리하여 흡연 부스를 조성한 해외사례를 참고하여 ‘자연 환기식 개방형 흡연 부스’로 조성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담배 규제에 관한 기본 협약(FCTC)」에서 밀폐형보다는 개방형 흡연 부스를 설치할 것을 권고한 것을 참고했다. 보행자의 간접흡연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붕과 벽면 구조를 설계하고 이 중 50%는 개방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기존 폐쇄형 흡연 부스는 공간이 협소해 내부 이용자가 많을 경우 흡연자가 부스 밖에서 흡연하게 되고 위생상의 문제로 흡연자들이 이용을 꺼린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아무리 성능이 뛰어난 환배기와 공기정화 시설을 갖추더라도 담배 연기와 악취를 충분히 정화해내지 못하는 문제가 있어 결국 혐오시설로 전락하기도 했다.
아울러 바닥에 금연 구역 표지를 곳곳에 부착해 부스를 벗어나 부스 외부에서 흡연할 경우 오는 11월 1일부터 과태료 10만 원을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구는 이번에 ‘개방형 흡연 부스’를 시범 운영한 후 효과성을 살펴 오는 2024년부터 확대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남대문시장 숭례문 부근 광장·을지로 식당가 등 4개소에 추가 설치를 검토 중이다.
한편 구는 ‘담배꽁초 없는 맑은 공기 중구’를 만들겠다고 나섰다. 담배꽁초 무단투기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오는 11월 10일 이번 흡연 부스 설치 장소에서 ‘합동 거리 캠페인’을 펼칠 예정이다. 폐쇄회로(CCTV)를 통한 실시간 모니터링시스템도 구축하고 이동식 단속카메라를 상습 투기 지역으로 재배치해 무단투기를 막는다는 계획이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가 존중받고 만족할 수 있도록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분연 정책의 일환”이라며 “거시적인 관점에서 금연 정책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흡연자들의 의식을 제고하고 구민들의 건강을 보호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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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술 객원기자
junghong5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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