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인터뷰] 심덕섭 고창군수 “세계인의 보물 7개 품어.. 글로벌 관광도시로 도약”선운산 등 지질명소 13곳 세계지질공원+동학농민혁명기록물(무장포고문) 세계기록유산등재
[시사앤피플] 이민영 기자 = 2023년 5월 코로나19 방역상황이 해제되고 일상회복을 맞는 첫 봄날. 전라북도 고창군이 이역만리 프랑스에서 밤가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유네스코 총회에서 ‘세계지질공원’과 ‘세계기록유산’이 잇따라 인증·등재된 것. 심덕섭 고창군수를 만나 세계유산도시 고창군이 지구촌을 사로잡은 비결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1.유네스코가 인정한 세계의 보물 7개를 보유하게 됐다. 소감은? ☞(고인돌, 갯벌, 농악, 판소리,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지질공원, 세계기록유산) 먼저,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찬란한 역사문화를 소중하게 지켜온 고창군민들께 감사드린다. 지난 23년간 고창의 유산들이 유네스코에 잇달아 등재·인증되며 한국을 넘어 세계무대에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 ‘진정성과 완전성’을 인정받아 왔다. ‘현존하거나 사라진 문화적 전통이나 문명의 유일한 또는 적어도 독보적인 증거’를 7개나 갖고 있다는 것은 굉장한 자긍심이 될 것이다. 이제 고창군은 자연생태와 역사자원을 기반으로 유네스코의 이념과 철학이 실현되는 장소가 됐다. 문화가 지역을 먹여 살리는 자산이 되고, 세계유산이 관광고창시대를 열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도록 확실한 콘텐츠를 만들어 세계유산의 가치와 의미를 전 세계적으로 확산해 나가겠다.
2.선운산 등 지역의 명소 13곳이나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았다.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위한 노력은? ☞세계지질공원은 세계자연유산, 생물권보전지역과 함께 자연과학 분야의 유네스코 3대 공식 프로그램이다. 고창군은 10년 전(2013년) 행정구역 전체가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고, 2021년 갯벌이 세계자연유산에 오르면서 세계지질공원 1개 프로그램만 남겨둔 상황이었다. 2017년 ‘전북 서해안권 국가지질공원’으로 국내 9번째 인증을 받은 후 지질명소 보전과 활용을 위한 탐방로 구축, 신규 체험‧탐방프로그램 개발‧운영, 지질공원 탐방 안내 체계개선을 추진해 왔다. 또 도보여행길(지오트레일)을 만들고, 운곡습지 생태공원 지질체험학습장과 지오드림 프로그램 운영으로 남녀노소, 전세계인이 쉽게 찾고 즐기는 지질공원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신선이 놀다가 술상을 뒤집자 술병이 거꾸로 꽂혔다’는 설화가 전하는 병바위는 이미 지난해 12월1일 문화재청에서 독특한 지질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 명승으로도 지정될 정도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3.무장포고문이 세계기록유산에 올랐다. 의미와 동학농민혁명 성지 위상 강화 방안은? ☞129년전 고창에서 시작돼 전국으로 확대된 동학농민혁명은 우리 고창의 정신이 되어주고 있다. 자주와 평등, 그리고 민주적 절차를 확립하고자 했던 근대 민중운동의 효시로, 참여자와 유족, 기념사업, 발상지 고창군의 상징성 등이 높이 평가되어야 하나 일제강점기와 군사정권 등에 의해 심각하게 왜곡되고 평가절하됐다. 129년이 지난 이제라도 무장기포지가 국가사적으로, 무장포고문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돼서 다행이다. 또한 동학농민혁명 참여자를 독립유공자로 서훈하는 관련 법안이 조속히 통과되길 기대한다. 고창군은 현재 천도교 중앙총부가 소장중인 무장포고문 필사본 복제 작업에 착수했다. 향후 무장기포지에 기념관을 짓고, 포고문 필사본 등을 전시해 동학농민혁명 시작점의 위상을 높여갈 예정이다. 또 올 연말께는 도시 한 중심지인 군청광장 맞은편에 전봉준 장군 동상(군민 성금 등)을 세우고, 군민 자긍심 높이기에 나설 방침이다.
4.세계지질공원 인증,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면 무엇이 좋아지나? ☞ 국제적인 지명도와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에 따른 관광 수입증가 등의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협약에 따라 전문기구를 통해 유산 보호에 필요한 재정과 기술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도 인류 모두가 함께 보호하고 지켜야 할 세계 유일의 유산으로, 브랜드 가치가 상승하고, 지역 위상·지역민 자긍심 등도 함께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고창군은 세계유산을 통한 관광이익이 직접 주민에게 돌아갈 수 있는 구조와 환경을 만들어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관리에 참여하고 자부심을 느끼도록 하면서 전세계의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 생물권보전지역 마크가 붙은 고창군의 농특산품은 타 지역 농산물과 비교해 더 비싸게 팔려나갔고, 학교와 기관·단체 체험객을 대상으로 하는 안내 프로그램과 숙박으로 마을에 활력이 돌고 있다. 실제 운곡습지 주변 6개 마을은 매주 장터(오베이골 장터)를 열어 특산품과 생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한센인 정착촌이었던 호암마을의 경우 2005년까지는 축사가 들어서 접근을 꺼리던 곳이 지금은 생태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가 됐다.
5.올해를 ‘세계유산도시 고창방문의해’로 선포하고 다양한 축제를 이어오고 있다. 중간평가를 해본다면? ☞ 3월 제1회 고창벚꽃축제에 3만명, 4월 열린음악회에 1만명, 5월 바지락 페스티벌에 2만명, 청보리밭 축제에 35만명이 찾아오시며 대성황을 이뤘다. 주요 관광지와 음식점, 숙박업소, 거리 곳곳에 사람들이 몰리며 고창군에 활력이 넘치고 있다. 6월 여름 시즌이 시작되면 고창군 축제는 ‘복분자·수박축제’, ‘갯벌축제’, ‘한여름밤의 물축제’로 이어지며 50주년을 맞는 모양성제도 전국 최고의 축제로 만들겠다.
6.마지막으로 전하실 말씀은? ☞ 고창군민들께 희망을 전해줄 수 있어 기쁘다. 고창이 지켜온 문화유산과 정신문화의 씨앗은 문화·관광·경제·산업 등 모든 분야에서 지역 발전을 견인하고 선도하는 든든한 보루로서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앞으로 우리의 보물에 스토리와 첨단기술의 접목을 통해 각 유산별의 가치를 재창조하고, 급변하는 문화유산 향유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 또한 고창군은 앞으로 ‘마한역사유적’과 ‘상금리고인돌군’의 세계유산 등재에도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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