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십 년 그곳
걸음 걸음 피울음
오월이면 상기되는 기억
- 양향숙 작
[쪽 수필] 세상에서 가장 견디기 어려운 감정은 억울함이다. 사진 한 컷과 21자의 시가 억울함을 대변하여 사람을 울린다. 낙화가 핏물로 보이는 슬픈 5월의 기억, 반세기가 지나도 잊혀지지 않고 응어리져 있는 건 사죄를 하고 용서를 청해야 할 사람이 끝내 입 다물고 하늘로 가버렸기 때문이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성숙한 손자가 할아버지를 대신하여 사죄하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사건의 진실을 믿으려 하지 않고 내 나라 사람을 적대시 하는 시선 또한 거두어야 할 덕목이다.
나는 민주화 뿐만 아니라 역사에 부채를 안고 산다. 독립 국민으로 살게 된 자로서 의연하게 목숨 건 독립운동가들에게, 종교 탄압 받지 않고 믿음 생활 하면서 그들이 흘린 피 값을 하고 사는지 묻게 되고, 육이오 전쟁을 치른 세대의 아픔에도 통감하지 못해 자유롭지 못하다.
육이오 때 부모를 잃은 남편을 만났을 때, 국가의 비운에 끼었던 남편의 삶을 안아주고 싶었다. 부모 밑에서 보호 받고 자란 정을 나누어 주는 것이 부채를 갚는 일이라 생각했다.
초등학교 조회 시간의 훈화 영향이 크다. 영혼에 새겨져 정신의 뿌리가 되어서 개인이나 사회의 어둠 속으로 파고 들어가도록 이끌린 삶에 대해 감사하며 국민 1/n만큼 탕감받고 싶다. * 오정순 수필가/시인 * 이 기고는 <시사앤피플>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시사앤피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시사앤피플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