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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대보름날의 추억

시사앤피플 | 기사입력 2024/02/27 [15:39]

정월 대보름날의 추억

시사앤피플 | 입력 : 2024/02/27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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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율 동북아공동체문화재단 이사장    

 

# 1. 김하민 아뜰리에

그저께(2/24) 토요일 오전 11시에 경기도 송추계곡으로 갔다. 갤러리 '퐁데자르 아트'를 운영하고 있는 정락석 관장의 초대로 김하민 작가를 만나러갔다. 정 관장은 프랑스 노르망디에도 레지던시를 겸한 갤러리를 20여 년째 운영하고 있는 베테랑 문화사업가다. 미술평론가로서 국제언론재단의 임원인 정 관장은 유럽한인CBMC(기독실업인회) 파리지회 회원이기도 해서 필자와는 오랜 지기다. 서울과 파리를 오가며 미술계 전반에 걸쳐 폭넓은 전시 및 저술 활동을 해온 국제통 인사로 잘 알려져있는 인물이다.

이 분이 구정 연휴 때 한국에 왔다가 한달간 체류하는 동안에 그저께 특별한 일(?)을 한가지 벌였다. 올해 14세 되는 천재화가 김하민 작가를 공식적으로 후원하는 '김하민 아뜰리에'를 자신의 송추 '퐁데자르 아트' 갤러리에 겸하여 발족하는 일을 벌인 것이다. 서울에 있는 작가, 화랑 주인, 미술 애호가들뿐만 아니라 지방에서도 김하민의 부모님을 위시해 후원자 여러분들이 참석했는데 거기에 필자도 함께 초대 되어 간 것이다.

주인공 김하민(2010년생, 부산) 작가는 SBS ‘영재 발굴단’에 선정된 후 7살 나이에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거리 전시를 펼치며, 현대미술의 거장 밈모 팔라디모와 콜라보로 주목을 받은 천재 화가이다. 지난해 4월 파리 전시 '사랑의 눈빛'에 이어 5월에는 프랑스 노마드 레지던시에 입주하여 인상파 화가들의 발자취를 탐방하며 작업한 것으로 10번째 개인전을 감동 있게 펼친바 있다. 지금까지 개인전 10번, 단체전 8번, 4번의 아트페어 참석, 2권의 동화책 에세이집을 출간했으며 2017년부터 3년간 연속으로 SBS '영재 발굴단' 방송에 참여했다.

김하민 작가를 소개하는 정 관장의 눈빛은 애정과 확신으로 빛났으며, 앞으로 6년간 하민이가 20세 될 때까지 세계적인 작가로 성장하도록 온 힘을 쏟겠다고 하면서 참석한 분들도 한마음으로 지지하고 후원해 주기를 요청했다.

참으로 귀한 모임이었다. 어린 한 사람의 천재성을 발굴하여 모국에서 뿐만 아니라 인류사회에 이바지할 문화예술인으로 키우는 작업이야 말로 참으로 거룩한 헌신의 도전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정 관장의 비전과 열정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며 필자도 힘닿는 대로 돕기로 마음 먹었다.

정 관장의 소개가 있은 후 김하민 작가가 직접 갤러리에 전시되어 있는 자신의 작품을 설명해 주었다. 피카소의 화풍을 닮은 듯 했으나 매 작품마다 생각의 깊이가 넘쳐나는 영적 감흥을 느끼게 했다. 아마도 그 심령 속에 모태 신앙으로부터 이어받은 영성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라 짐작된다.

작품 설명을 마친 다음 바깥에서 '퐁데자르 아트' 간판 위에 새롭게 만들어 붙인 '김하민 아뜰리에' 표지판을 중심으로 15명이 함께 단체 사진을 찍었다. 그런 후 인근 식당에서 오찬을 나눈 다음 다시 갤러리로 돌아와 정 관장이 쓴 책 'K 파리지앙'과 여러 사람들의 편지를 모아 엮은 책 '노오란 우체통', 그리고 김하민 작가가 쓴 동화책 '하민이의 그림 그리고 싶은 날'을 선물로 받은 후 송추를 떠났다.

돌아 오는 길에 하민이의 동화책이 너무 궁금하여 휴게소에 들려 잠시 펼쳐 보았더니 이런 글이 그림과 함께 적혀 있었다.
"꿈을 꾸었다/ 물감을 가득 묻힌 손으로 여기저기 색칠하는 꿈, 꿈인 줄 알았는데, 아기 때 사진을 보고 꿈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모두 진짜였다/ 내가 그리고 싶은 대로, 좋아하는 것을 마음대로 그려 보았다. 그림을 그리고 나면.../ 모든 것이 생명이 된다."
그리고 싶은 대로 그린 모든 것이 생명이 되는 그림! 이것이 14살 먹은 김하민 작가가 세상을 향해 펼치는 천재성이라 믿어졌다. 참으로 귀한 인재다.

# 2. '숯의 화가' 이배 작가

그저께 송추계곡을 다녀온 날이 실은 정월 대보름날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경북 청도에 있는 동생 이승무 화백에게 전화를 걸었다. 며칠 전 2월 21일자 한경에서 읽은 기사가 생각나서 급히 통화를 한 것이다. 현재 프랑스 파리에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이배 작가(67)가 동향지기 청도 출신인걸 최근에 알게 되었다. 이것도 정락석 관장이 일주일 전에 양재동에 있는 필자의 사무실에 들렸을 때 김하민에 대한 소식과 함께 프랑스에 있는 몇분 유명 인사들을 소개하던 중에 듣게 된 내용이다. 정 관장은 이배 작가가 자신이 출석하고 있는 파리 퐁뇌프 교회 장로라고 소개하면서 절친한 사이라고 했다.

그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 며칠 후 한경 신문 문화arte면에 이배 작가에 대한 기사가 크게 난 것을 보고 얼마나 반가운 마음이 들었는지 모른다. 송추 갔다가 오는 길에 동생에게 급히 전화를 걸게 된 연유는, 이배 작가가 그날 정월 대보름날 저녁에 청도군민들이 행하는 '달집태우기' 놀이에 참여한다는 기사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동생더러 그 행사에 가서 이배 작가를 만나보고 정락석 관장의 지인인 형님(필자)의 소식도 전하면서 동향지기 화가로서 교제할 기회를 가져보라고 종용했던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배 작가의 일정이 변경되어 그날 청도에 오지 못해 두 사람의 만남은 불발이 되었다. 이서고등학교 미술 교사 출신으로 고향에서 후진을 양성하며 작품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동생에게는 이배 작가와 같은 명사들과 함께 국제무대에 동반 전시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참으로 귀한 기회가 될 것이다.

언젠가 그런 기회가 오기를 바라면서 이배 작가에 대한 한경 기사를 요약해서 정리해 본다.

이배 작가는 지난 20일 서울 논현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라져가는 한국의 전통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싶다. 동양 작가들이 세잔과 모네를 공부하듯, 겸재와 추사의 작품세계를 서양 작가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며 그 연결고리를 고민하던 중 고향 청도의 '달집태우기'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했다. 이런 의도를 갖고 만든 작품이 드디어 오는 4월 20일부터 '세계 최대의 미술 축제' 베네치아 비엔날레의 공식 부대행사로 선정되어 전시된다고 한다.

'숯의 화가'로 유명한 이배 작가는 성장 과정에 고향인 청도 지방에서 정월대보름 고유 행사로 소나무 가지를 짚으로 엮은 '달집'에 불을 지피며 소원 성취와 풍년을 기원하는 '달집태우기'에서 인간의 실존적인 희망과 생명력을 깨달았다. 그리고 불에 타고 남은 숯 조각은 사람들에게 행운을 가져다주는 부적으로 이해되어 간직하는 풍습이 있었는데 이배 작가는 이를 신앙적으로 승화시켜 삶의 가장 고귀한 가치를 '헌신과 희생의 번제물(숯)'로 정의하는 조각을 만들고 숯가루로 붓질 그리기를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1990년대부터 '숯'이라는 재료와 서예를 연합시키는 흑백의 추상을 통해 국제무대에 이름을 크게 날렸으며, 지난해에는 한국 작가 최초로 미국 맨해튼의 심장인 록펠러센터 채널가든에 6.5m 높이의 숯 더미 형상 조각 '불로부터'를 전시하기도 했다.

이배 작가는 기자간담회 인터뷰 끝에 자신의 작품을 두고 "불에서 시작해 숯을 거치고, 물가로 이어지는 전시를 통해 자연의 호흡과 리듬을 느끼셨으면 좋겠다"라고 피력했는데 필자는 이를 이배 작가가 터득한 인간과 자연의 영속성으로 풀이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참으로 뛰어난 영적 작품성을 느낀다.

# 3. 첫 만남 그리고 60년

필자가 아내를 처음 만났던 날이 60년 전 정월 대보름날이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경북고 입학식이 있기 직전 2월 중순경이었으니 올해 절기와 비슷한 때였다. 한창 들뜨고 장난기가 발동하던 때다. 할머니 집안으로 먼 친척이었던 손윤식이 나보다 한 살 아래였는데, 그가 가끔 아쉬운 게 있어서 우리집에 놀러 올 때면 "우리 아지매가 공부도 잘하고 얼굴도 예쁜데, 나중에 소개시켜 주겠다"는 말을 밥 먹듯이 했다. 내심 많이 기다렸으나 이 친구가 끝내 소개를 해 주지 않자 나는 참다 못해 강짜로 손윤식의 친척뻘 되는 그 '아지매 학생'의 집 주소를 알아낸 다음 특별한 기획(?)을 했다.

정월대보름이 되면 세시풍속으로 윷놀이, 널뛰기, 연날리기, 줄다리기, 쥐불놀이 등 민속놀이를 많이 하는 데 특히 경북 지방에서는 복조리를 구입하거나 선물하여 복을 비는 풍습이 유행했다. 그래서 복조리 장사가 대목을 맞는 때가 정월대보름이다. 나는 정월대보름 하루 전날 복조리 한 쌍을 사서 다음날 몇 시에 복조리 값 받으러 간다는 꼬리표를 붙인 후 복조리를 판자집 담장 안으로 던져 넣었다. 그리고 다음날 오후에 그 집을 쳐들어가듯 갔다.

원래 경북 성주군 수륜면에 있는 순천박씨 대종가집 종손댁이 본적이었으나 아내의 아버지가 해방 후 일본 전후 복구사업에 돈 벌러간 뒤 한일 수교가 안되어 돌아오지 못하던 때라 어머니께서 하나뿐인 딸자식을 공부시킨다고 대구로 데리고 나와 단둘이 외롭고, 힘들게 살아 가고 있던 집이었다. 그런 형편인 줄을 잘 모른 채 나는 무턱대고 쳐들어가듯 그 집에 뛰어 들어갔던 것이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10년 후 1974년 결혼을 했고, 지난 1월 5일 결혼 50주년 기념으로 전남 신안군 '천사의 섬'을 순례하고 온 기행문을 본 재단 '감격사회'에 기고한 바가 있다. 아무튼 장난 같은 일로 만났지만 우리 인생의 첫 만남이 정월대보름이라 그날이 오면 우리 내외는 약속이나 한 듯 늘 집 마당에 나가 하늘을 우러러보며 둥근 달빛을 마음에 담아 서로의 건강과 평안을 빌어 주는 풍습 같은 기도를 하곤 했다. 그런데 올해 정월대보름 날에는 구름이 잔뜩 끼고 비까지 와서 달을 볼 수가 없었다.

고향 청도에 있는 동생에게 전화했더니 거기도 비가 오긴 했으나 청도군민을 위한 '달집태우기' 행사를 예정대로 잘 치루었다고 들었다. 이배 작가가 왔으면 좋았을 그 '달집태우기'는 필자도 아련히 기억나는 일이다. 시골 넓은 빈들에 소나무가지를 짚으로 엮어 만든 '달집'에 복을 비는 여러가지 내용을 쓴 한지를 매달아 놓고 불을 붙이면 불똥이 튀면서 시꺼먼 화염과 불꽃이 하늘로 용솟아 오르듯 피어오르던 광경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우리 내외는 달 없는 검은 하늘을 바라보며 손잡고 서로를 위해 기도했다. 그리고 가족과 형제들의 이름을 불러 가며 함께 기도했다. 정월대보름 날 복조리를 던져주고 찾아간 그 마음이 하나님의 은혜로 지금까지 조금도 퇴색되지 않은 사랑의 마음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무한한 행복으로 느낀다.

나는 아내를 두고 '삼동지간'이라 부른다. 인생의 동반자, 사업의 동업자, 사역의 동역자로 우리는 함께 60년을 살아왔다. 지금도 늘 같이 출근하고 같이 퇴근한다. 그러나 아내를 생각하면 늘 내가 미안하다. 그동안 고생을 시켜도 너무 많이 시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면에 고난이 유익이라는 말이 있듯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하나님을 믿고 바르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과정 가운데 받은 고통과 시련으로 무참할 정도로 정제된 자아가 도리어 우리를 일심동체의 관계로 더욱 아름다운 사랑으로 거듭나게 해 주었으니 이것이 곧 '삼동지간'의 뿌리 깊은 나무에 열리는 복된 열매인것 같다. 그중 가장 복된 열매는 2남 1여의 자식들이 낳은 아홉 손주들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 4. 숯이 되어 살리라

최근 남북 관계와 국제 정세가 심상치 않다. 우크라이나전쟁에 투입된 북한제 포탄과 미사일 등 무기로 인해 남북 관계가 극도로 민감해져 있는 시점에 북한 통전부 산하 대남기관이 모두 폐쇄되었다. 이와 함께 서해 NLL지역에서의 도발 가능성도 사뭇 높아져 어떤 군사전문가는 1950년 이후 전쟁이 일어날 가장 위험한 시기라고 공공연히 말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4월10일 총선을 목전에 두고 여야 간에 줄다리기를 하며 벌리는 치열한 대립과 공천 과정의 갈등은 각 진영 내 불신 및 내홍과 복잡하게 겹치며 갈 바를 모르고 달리는 마차와 같이 비탈진 언덕길을 달리고 있다. 국가경제의 침체와 물가 상승에 따른 서민들의 고통은 물론이요 청년들의 실업과 저출산의 절망적 수치는 한국의 미래를 발목 잡고 있으며, 무엇보다 최근에 벌어진 의대생 증원으로 인한 정부의 강경대책과 전공의들의 집단 반발행동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아랑곳 없이 저희들끼리 집단이기주의 샅바싸움을 고집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한마디로 국가공동체의 안정과 질서가 총체적으로 유린되고 있는 듯한 정황이다.

내가 이런 불평과 걱정을 말해본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지난해 12월 말에 평양과기대 방문 신청을 해 놓고 여지껏 비자 발급에 대한 통보를 기다리다 보니 속이 타다 못해 숯덩이가 되어버렸다. 나 자신도 앞길을 가늠하지 못하고 있는 마당에 무슨 말로 남을 탓할 것인가! 생각이 여기에 이르자 엉뚱한 아이디어 하나가 거듭 생각났다. '숯의 화가' 이배 작가의 유튜브를 보고 깨달은 생각이다. 숯이 갖는 윤리는 무엇일까? 어쩌면 자신을 태워 시커먼 주검에 이르는 헌신과 희생의 번제물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타다 남은 숯덩이는 마치 회개하는 사람이 자신의 진정성을 드러내기 위해 사랑의 불꽃을 피우고 산화한 모습과 같다고 말하면 너무 지나친 표현일까? 이배 작가는 이런 숯덩이를 다시 가루로 만들어 붓질의 그림 재료로 사용했다. 더구나 숯의 그을음까지 아껴서 아교와 배합해 전통 '먹'을 형상화함으로써 한국 전통문화의 맥을 구현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필자가 배운 교훈은, 숯가루가 붓질하는 그림 재료가 되어 주듯이 나 자신을 부수고 부수어 가루가 되어야 비로소 누군가 나라와 민족을 위해 그림을 그릴 때 유익한 도구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깨달음이다. 또한 숯의 그을음 조차 아교와 배합하여 '먹'을 만들어 모든 문서와 글자를 구현시키는 도구로 사용했던 것처럼, 나 자신의 불평과 걱정조차도 강력한 절대의지(신의 능력)와 배합하게 되면 새롭고도 강력한 형상이 빚어져 사람과 세상 앞에 공동체윤리의 거대한 표상으로 우뚝 서게 될 것이라는 깨달음이다. 나무를 태워 숯덩이를 만들듯 나의 자아와 욕망을 태우고, 그렇게 시커멓게 타버린 숯덩이가 죽은 몸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 어떤 물체보다 오염된 공기와 물을 정화시키는 회복력의 매체로 갱신하고, 거기에 더하여 분말처럼 곱게 부서진 숯가루가 되어 붓질로 그림을 그리게 할 뿐 아니라 마침내 그을음 조차 '먹'이라는 공공재로 거듭나게 하는 '숯의 영속성' 은 참으로 위대한 사랑의 형상이다. 이것이 인간과 자연을 영속시키는 하나님의 창조적 원리임을 깨닫는다.

이배 작가가 추구하는 예술의 경지가 바로 이런 수준에 이르고 있음을 동향의 한사람으로서 참으로 기쁘게 생각한다. 동시에 14살의 김하민 작가가 '그리고 싶은 대로 그린 모든 것이 생명이 되는 그림'이라고 말하는 그 영적 각성이 그저 감탄스러울 뿐이다. 그런 가운데 60년을 한결같이 살아온 우리 내외의 인생도 어쩌면 자신을 죽여 대상을 살리는 삶의 예술가로 변신해 가고 있는 과정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첫 만남의 정월대보름을 추억하며, 끝없이 이어지는 사랑을 마음속에 간직하며 아내에게 바치는 고백을 한마디로 말하라면 '숯이 되어 살리라'는 표현으로 정리하고 싶다. 그래도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아, 인생이란 무엇인가! 참으로 불가사의한 인생이다.(출처: 2월 27일 동북아공동체문화재단 감격사회 508)

이승율 동북아공동체문화재단 이사장

* 이 기고는 <시사앤피플>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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