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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순의 디카시가 있는 수필] 자문 자답

시사앤피플 | 기사입력 2024/02/28 [08:35]

[오정순의 디카시가 있는 수필] 자문 자답

시사앤피플 | 입력 : 2024/02/28 [08:35]

여보게, 요즘 아래 세상은 어때?

정상은 천국인 줄 착각했어

보이는 게 다는 아니더라고

 

내가 낄 자리 하나 있나

죽은 듯이 살고 싶네

                                                            - 작가 양하

 

[쪽 수필] 모든 분야의 정상에 오른 분들의 허망함이나 별 것도 아니구먼하는 자조 섞인 말이 들리는 듯 하다. 시인의 감각적인 면모가 잘 드러나는 이미지에 탄복하며 문장으로 묘사하지 않고 독자와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엄청 행복하다.

 

주글거리는 호박꽃길을 굽이굽이 잘 끌고 올라가는 동안 속 깊은 번뇌가 어찌 없었으랴. 배경은 어둑하고 정상까지의 길은 빛의 길이다 보니 고무적인 희망봉으로 착각했던 모양이다.

 

 

한 생이 힘 모아 살고 되돌아 정상에서 내려가야 한다는 건 공포이고 두려움이다. 드디어 겸손해지고 세상이 약간 겁나기도 하는 시점, 저 눈빛 좀 봐. 고개 숙이고 내려다 보는 어깻쭉지는 어떻고. 내려 갈 길이 천리라서 가히 더듬이로는 짐작도 불가해.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할 박탈감과 고립감까지 압박해 올 것이다.

 

아무리 조심해도 추락의 위험 강도가 높다. 능력이 차서 넘쳐 오른 길이라면 내려오기가 수월해도, 오르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생의 목표 단절의 아픔을 감수해야 하리.

 

 

죽은 듯이 살고 싶다는 문장에 압도되며 나를 그냥 살던 대로 살면 되는 시간으로 안내하는 시 한 편 선물로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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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순 수필가 / 시인    

 * 오정순 수필가 / 시인

* 이 기고는 <시사앤피플>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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