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희 교수의 서평] 이미 도착한 미래, 다시 일깨워준 ‘인류혁명 문명대변혁’인류와 지구의 지속가능성 모색, 또한 깊은 통찰력을 제시하다
[시사앤피플] “미래는 이미 도착해 있다.”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는 저서 『사피엔스』(2015)의 서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미래가 도착해 있다니? 하기야 어제 죽은 사람이 그토록 간절히 원하던 내일 하루가 바로 오늘이라는 점에서,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는 마음속에서 이미 미래를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갈 가까운 미래와 먼 미래는 호락호락하게 다가오지 않을 듯하다. 지금 우리가 제대로 준비하지 않는다면 가까운 미래와 먼 미래 앞에 엄청난 재앙이 도사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인류는 농업혁명, 산업혁명, 정보혁명, 제4차산업혁명을 거쳐 새로운 대변혁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자본주의 경제 체제의 핵심 동력이던 생산성 향상과 효율화는 인공지능에 의해 극대화되겠지만 자칫 잘못 하다가는 인류의 퇴출을 초래하고 부의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
인류의 공영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인간의 역량과 가치를 혁신하는 새로운 문명의 시작을 알리는 조짐도 여기저기서 포착되고 있다. 기후 위기를 넘어 기후 재앙으로 악화될 수 있다는 미래 예측이나 인공지능의 브레이크 없는 발전이 인류를 멸망시킬 것이라는 디스토피아적 미래 예측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런 저런 우울한 예측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안종배 교수(한세대학교 미디어영상학부, 국제미래학회 회장, 대한민국인공지능메타버스포럼 회장)가 야심차게 선보인 『인류혁명 문명대변혁』(박영사, 2024, 367쪽)은 긴 터널 속을 한참동안 운전하다 불안감이 가중돼 긴장 속에서 핸들을 잡고 가다 터널 끝에 다다를 즈음에 조금씩 밝아오는 햇살처럼 반가운 책이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미래에 대한 한 줄기 빛으로 다가갈 것이다. 모두 13장으로 구성된 이 책의 내용은 이렇다. 제1장 ‘인류 문명대변혁의 과정과 동인’에서는 인류 문명대변혁의 과정과 동인에 관련된 다양한 관점을 소개하고, 제2장 ‘인류 욕구 관점의 문명대변혁’에서는 인류의 욕구 이론과 그 욕구에 따른 문명대변혁의 과정을 분석했다.
제3장 ‘새로운 문명대변혁 인류혁명 시대 배경’에서는 팬데믹 이후의 디지털 르네상스와 챗GPT의 등장에 따른 인공지능의 역사와 미래를 짚어보고, 제4장 ‘문명대변혁 인류혁명 시대 도래’에서는 인류혁명 시대의 특성과 대한민국의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
제5장 ‘인류혁명 시대 인간의 확장’에서는 인류혁명 시대에 인간의 인지적·신체적·감성적·연결 역량의 확장 문제를 살펴보고, 제6장 ‘인류혁명 시대 인간 존엄성 강화’에서는 뉴 르네상스 휴머니즘과 창의적 인성과 영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제7장 ‘인류혁명 시대와 싱귤래리티’에서는 인류혁명 시대의 특이점(singularity)과 인간의 존엄성 문제를 검토하고, 제8장 ‘인류혁명 시대 경제와 부의 변화’에서는 혁신 휴머니즘 경제 체제로 변화하는 자본주의에서 생산 요소와 소비 형태 및 기업 경영의 변화에 대해 분석했다.
그리고 제9장 ‘인류혁명 시대 10대 과학기술’에서는 인공지능 기술, 두뇌공학 기술, 바이오 기술, 나노 기술, 만물지능인터넷 기술, 빅데이터 기술, 양자 컴퓨팅 기술, 헬스케어 기술, 기후 환경 기술, 초실감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제10장 ‘인류혁명 시대 10대 핵심 산업’에서는 인공지능·AI반도체 산업, 만물 인터넷 산업, 빅데이터 산업, 기후에너지 산업, 의료·바이오 산업, 우주항공 산업, 미래 자동차 산업, 미래 가전·3D프린팅 산업, 드론·로봇 산업, 첨단 실감콘텐츠 산업의 가능성에 대해 전망했다. 제11장 ‘인류혁명 시대 민주주의와 정치의 변화’에서는 민주주의 형태의 변화와 정치와 리더십의 변화를 검토하고,
제12장 ‘인류혁명 시대 라이프의 변화’에서는 인류혁명 시대의 생활, 헬스, 비즈니스, 창작, 교육, 종교에서의 라이프 변화상을 예측했다. 결론에 해당되는 제13장의 ‘인류혁명 시대 세계와 대한민국 미래 대응 어젠다’에서는 기후 위기, 인공지능 윤리, 저출산·고령화, 대학 입시제도, 직업과 일자리 혁명, 양극화, 글로벌 디지털 패권 전쟁, 포스트 휴먼, 세계 평화와 지역 균형 발전, 세계미래대회 같은 굵직굵직한 의제에 대해 포괄적 전망을 제시했다.
국제미래학회를 이끌고 있는 안종배 교수는 일찍부터 『전략적 미래예측 방법론 바이블』(2014)이나 『미래학원론』(2020) 같은 저서의 출간을 주도하면서, 미래는 확실히 예측할 수 있다는 관점을 일관되게 유지해 왔다.
한국 사회에 미래학의 가치를 결정적으로 환기했던 미국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 1928-2016)는 『제3의 물결(The Third Wave)』(1981)에서 제3의 물결(정보통신 기술이 발달한 정보화 사회)이 밀어닥치고 있다며 충격파를 극복하기를 권고한 바 있었다.
토플러는 문명의 기술 발달이 사회구조와 생활양식은 물론 업무방식과 사고방식을 바꾸는데 본질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정보화가 진행되면 모든 것이 바뀐다고 제시했다.
정보혁명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킨 이 책은 디지털 시대를 상상하며 미래의 변화를 예측하려는 사람들에게 깊은 통찰을 제공하면서, 모두가 미래의 변화 양상에 관심을 갖고 그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시대의 표정을 제시했다(김병희, 2024).
안종배 교수도 1980년대의 앨빈 토플러처럼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을 새로운 대변혁 시대로 규정하며, 인류혁명 문명대변혁의 시기에 충격파를 극복하기를 권고하고 있다. 오랫동안 우리나라의 미래학을 이끌며 인류의 미래와 문명의 변화를 연구해온 저자는 지구 환경의 위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문명대변혁에 대해 연구한 그동안의 모든 역량을 이 책에 쏟아낸 것 같다.
저자가 제9장에서 제시한 인류혁명 시대의 10대 과학기술과 제10장에서 제시한 인류혁명 시대의 10대 핵심 산업은 고심 끝에 엄선한 결과이자 타당성이 높기 때문에, 정부는 물론 기업에서도 미래 먹거리 문제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참고하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의 미덕은 새로운 문명대변혁에 대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했다는 사실이다. 특히 문명대변혁의 배경과 인류혁명의 의미와 특성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인류혁명 시대의 특이점(singularity)과 인간의 존엄성 문제를 검토하고 현실적인 대안을 모색한 지점은 이 책의 가치를 더 빛나게 한다.
『인류혁명 문명대변혁』은 인류와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하고 준비하는데 있어서 깊은 통찰력을 제시하면서, “미래는 이미 도착해 있다”는 사실을 그 어떤 책보다 생생하게 다시 일깨워주고 있다.
* 김병희 서원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한국PR학회 제15대 회장, 정부광고자문위원회 초대 위원장, 서울브랜드위원회 제4대 위원장) * 이 기고는 <시사앤피플>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시사앤피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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