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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재분 시인과 시조집 『비와 우산』

일상의 삶이 녹아 있는 작품 세계 

이민영 기자 | 기사입력 2022/11/13 [19:54]

[인터뷰] 김재분 시인과 시조집 『비와 우산』

일상의 삶이 녹아 있는 작품 세계 

이민영 기자 | 입력 : 2022/11/13 [19:54]

 

▲ 김재분 시인 근영    

 [시사앤피플] 이민영 기자 = 김재분 시인(雅號 詩靜)은 자유시를 쓰다 재작년 시조시인으로 등단해 시조집 비와 우산(새미 출판)을 발간(2021)해 어느 날 시와 시조를 섭렵하는 시인이 됐다.

 

저자 詩靜 시인은 시조집 서문에서 매일 걷는 개울길에 풀꽃들은 물속 같은 하늘을 쳐다보고 있다. 그 옆에 앉아 가슴에 파란 물 들이고 있다. 시어 하나 건져 볼까 해서 들꽃에게 말을 걸어본다고 했다. 사실 시조는 정형율을 따라야 하기 때문에 어쩌면 시보다 더 시어 선택에 있어 신중할 필요가 있다.

 

詩靜 시인은 가슴에 물을 들이는 심정으로 시어를 곰곰이 생각하는 듯 싶다. 아니 시어를 선택하거나 조어까지라도 해야 할 형국이다. 이는 시조시인으로서 겪게 되는 고통이고 고뇌이다. 시조시인은 이를 감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는 늦게 현대시조를 알아가면서 매력을 느꼈다고 밝혔다. “3612소절에 하고 싶은 내용을 다 넣는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을 시조집 서문에서 이미 기술했다. 그는 서문에서 쓸수록 막막하고 갈수록 어렵다는 점을 내 비쳤다.

 

김흥열 한국시조협회 명예이사장은 詩靜 시인의 작품해설에서 그의 작품 90여 편 중에서 몇 편을 감상해 보았다. 김 이사장도 시조는 제한된 형식 속에서 함축적인 언어 구사로 절제의 미를 추구하는 장르라고 지적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시의 조상은 시조라 할 만큼 그 역사가 길다. 그래서 시조를 짓는 작가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면서 시조의 정교함 자체가 하나의 예술이라 했다.

 

김 이사장은 옛 시조와 달리 현대시조는 시조의 정체성을 파괴하지 않으면서 순우리말로 된 현대적 언어 감각을 살려내어 지어야 하는데 詩靜 시인은 이러한 시조의 특성을 잘 살려내고 있다고 호평했다.

 

그는 또한 시인의 오랜 삶의 철학이 녹아들어 작품 하나하나가 맛깔난다면서 어떤 작품은 비유를 하지 않고 서정성만 살려 작품을 완성했는가 하면, 어떤 작품은 세 줄의 평범한 문장 속에 깊은 철학적 이미지를 숨겨두고 독자로 하여금 그 행간을 찾아내도록 유도하기도 했다고 격찬했다.

 

김 이사장은 늦은 나이에 시작한 시조 창작임에도 이처럼 잘 지을 수 있는 것은 아마 관심과 시를 써온 오랜 경륜 때문이라 여겼다. 그러면서 평생을 자유시를 써 왔으면서도 자유시의 잔재가 묻어 있지 않는 점이 돋보이며 시조 시인들이 본받아야 할 장점이라며 시조의 전형을 잘 유지하고 있는 점을 칭찬했다. 

▲ 김재분 시조집 『비와 우산』(새미 출판) 표지    

詩靜 시인의 작품 귀갓길을 샘플 감상해 본다.

소낙비 오는 날은 / 당신이 올 것 같아 / 큰 우산 받쳐 들고 / 정류장을 나갓다가 / 쓸쓸히 발길 되돌려 펼친 우산 접고 온다.

 

이 시조는 귀갓길전문이다. 이 시조는 詩靜 시인이 평범한 시어 가운데 시조의 정형을 정확하게 지켜낸 작품이다. 이 작품은 비오는 날이면 임(당신)이 올 것 같아 우산을 들고 정류장에 나중을 나가고 싶은 심정임을 읽을 수 있다.

 

그것도 작은 우산이 아니라 큰 우산으로 둘이서 같이 받고 싶어 함을 나타냈다. 이는 우리가 가지는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정류장에 나가보니 임이 보이지 않았다. 이럴 때 얼마나 쓸쓸하고 더 기다려질까. 이러한 심정은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을 것이다.

 

(당신)이 보이지 않아 발길을 되돌려 우산을 접고 오게 되는 된다는 그의 시상과 시심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또한 시조의 반전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한다. 평범한 것 같으면서도 깊은 생각을 자아내게 하는 한편의 시조이다.

 

저자 김재분은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청주사범학교, 방송통신대학교, 명지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98 <문학세계>로 시 등단, 2020 <문학세계> 시조 등단, 한국문인협회, 한국현대시인협회, 한국시조시인협회, 국제펜클럽 회원이며 시조집으로 비와 우산(2021), 시집으로 내 안의 연못(2001), 그대 그리고 나(2006), 그 숲에 이는 바람(2010), 그대의 미소가 꽃이 되는(2014) 등이 있다. 詩靜 시인은 순수문학상(2006), 서초 문학상(2010), 동포문학상 등을 수상해 이미 문단에서 공인을 받고 있다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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