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30년 교육 노하우 나누고 싶다. 최선숙 원장(영유아교육학원)’진정한 삶’ 반영되는 ‘스스로 학습’ 중요
[시사앤피플] 이민영 기자 = 영유아는 자아가 형성되지 않았기에 무엇이든 엄마나 선생님이 꼭 가르쳐 줘야 한다고 믿는 견해도 있고,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영유아가 직접 보고 느끼며 ‘스스로 학습‘을 터득할 수 있다고 믿는 경우도 있다.
교육에 왕도는 없다는 말이 있다. ’스스로 학습‘을 강조하는 최선숙 원장(66·영유아교육학원)은 그만의 철학과 논리가 있다. 본보 취재진은 23일 그를 만나 ’스스로 학습’에 대해 인터뷰했다. 그는 “커서 무슨 일이든 스스로 잘 하는 사람이 되려거든 영유아기 때부터 그러한 습관을 길러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저는 영유아 교육 현장에서 30년을 일해 왔습니다. 어른들은 자신의 입장에서 아이들을 대하거나 판단할 때가 참 많아요, 말을 못한다고 해서 아이들이 생각이 없고 감각까지 없는 것은 아니죠. 아이들이 당장 못한다고 해서 성급히 성과를 바라는 것보다 그들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또한 스스로 할 때까지 느긋이 기다리고 지켜봐야 합니다.”
최 원장은 교육을 시키는 것은 고도의 인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동의 심리나 행동, 그리고 교육에 대한 식견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한다며, “교육 철학이 부재하거나 그러한 인내심이 없다면 부실 공사처럼 교육도 부실교육이 될 수 밖에 없다”고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카톨릭 신자였던 모친의 신실함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깨우치게 됐다고 과거를 기억해 냈다. 그는 “어릴 적 어머니는 느긋한 성품으로 왠만한 일에 대해 스스로 해결할 까지 먼발치에서 바라보고 있었던 것을 어른이 돼서야 그게 무슨 뜻이 있었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부모의 언행을 잘 따라 하고 그 영향을 많이 받기 마련이다. 그래서 최 원장은 “아이들 앞에서 누구든 언행을 조심하고 바르게 행동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농촌(김제시 광할)에서 자란 최 원장은 어릴 적 부모께서 새벽에 일어나 일터에 나가기 전 도란 도란 얘기한 뒤 들녘에 나가는 것을 보면서 그는 성장했다.
그는 “당시 부친께서 정의롭고 존재의 가치를 강조했던 만큼 자신도 그런 면이 많은 것 같다”고 스스로를 진단했다. 최 원장은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바르게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알게 됐고, 또한 모든 사물과 현상에 그 만한 ’존재의 가치‘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그의 부친은 “들녘의 풀 한 포기도 존재의 이유가 있다”고 말하면서 작은 것 하나라도 소중히 여겼다. 최 원장은 “쓸모 없는 구부러진 나무일지라도 그것이 구부러졌기 때문에 그 만한 가치가 있고, 어떤 아이가 울면 그 우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고 했다.
아동학을 전공한 그는 국회에서 관리직으로 근무했다. 이후 결혼해 아이를 낳다 보니 자연스럽게 영유아에 대해 관심이 더 커졌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영유아 교육에 관한 서적을 본격 읽기 시작한 것은 이때부터이다. 이렇게 한 분야에 몰입하다가 영유아교육 학원(JMC 자아 몬테소리 클래스)까지 열게 됐다.
그는 벌써 이 분야에서 30년이 흘렀다며 재능기부를 하게 된 동기를 끄집어냈다. 그는 수년 전 서울 YWCA, 음성 꽃동네 등에서 재능기부를 많이 했다. 주요 내용으로 보육교사들에 대한 영유아 교육스킬, 교육철학 등 자신이 배우고 익힌 대로 전달하는 일이었다. 실제 현장엔 제대로 훈련이 덜 된 보육종사자들이 상당히 있었다고 회고했다.
‘꽃동네‘의 경우 딸 결혼 축의금을 털어 교구 구입 등 상당한 비용을 부담하면서 까지 재능기부를 진행했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 기쁨이 충만함을 느껴 4년 정도 재능기부를 하게 됐다.
어느 해 추운 겨울 날 수녀께서 지나가는데 눈 속에 파묻힌 신생아를 발견하게 됐다. 그리고 그 아이를 보육하는 보모를 보니 아주 교육이 안 된 분이었다. 그래서 그는 “이 분을 가르쳐 드리고 싶다”는 단순한 생각에 재능기부를 하게 됐다며 동기를 밝히며(쑥쓰러운 듯) 미소지었다.
지금도 그는 “시내 주요 지역에서 제 도움이 필요하다고 연락이 오면 틈나는 대로 재능기부에 임하고 있다”면서 “20년 이상 영유아 교육 전문서적을 탐독한 지식을 사장 시킬 수 없다는 생각에 제가 아는 만큼 최선을 다해 봉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딸이 둘인데 자신이 공부한 대로 교육을 시키려 최선을 다했다. 그의 딸들은 성장학교, 태마여행, 스스로 학습 등을 할 수 있도록 지도했다. 그는 “우리 딸들은 학습은 몰론 학비까지도 스스로 준비하고 취업도 스스로 잘 해결했습니다. 나름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며 든든해 했다.
얼마 전 “모 유투버는 나의 교육신념과 교육방법을 공감한 나머지 저의 ’스스로 학습‘ 사례를 모니터 한 적이 있다”며, “오랜 기간 준비하고 실천한 영유아교육이 헛되게 보여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작은 보람을 느꼈다”고 귀뜸했다.
최 원장은 “각 분야별로 나뉘는 센터형 학습형태보다 전반적인 삶이 반영되도록 학교형태의 교육을 시도 해 삶의 연속성을 유지하고 장점을 살려서 아이들이 진정한 삶과 지혜를 가지도록 교육시키고 싶다”며 그의 비전을 내비쳤다.
그의 고향 지인 김귀석(67) 씨는 “최 원장은 학창시절부터 어린 애들을 참 좋아했고 무슨 일을 하든 집중력이 뛰어나 맡은 일을 참 잘 했다”며, “어른이 돼서 보니 역시 학창시절의 성품이 그대로 나타나 무엇이든 맡은 일을 힘차게 추진하고, 깊이 있게 탐구하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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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 기자
mylee0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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