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세상으로 보는 힘 『통계안목』(바틀비 출판) 송인창·최성호 공저.조작된 데이터와 숫자는 어떻게 우리의 삶을 망치는가
[시사앤피플] 이민영 기자 = 공직(송인창)과 대학(최성호)에서 통계를 바탕으로 정책을 만들고 연구해온 두 명의 저자가 선거 여론조사, 코로나19 방역, 국가 통계 작성 등 최근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쟁점들을 중심으로 통계 왜곡에 속지 않고 통계를 읽어내는 방법을 한 권의 책으로 담아냈다.
공동 저자 송인창과 최성호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와 행정대학원에서 함께 수학하고 행정고시 재경직에 나란히 합격해서 한 사람은 공직자의 길을 완주했고, 다른 한 사람은 일찌감치 대학으로 옮겨 교육자의 길을 걷고 있다. 사실과 증거를 기초로 하는 합리적 토론보다 이념 논리와 진영의 잣대가 앞서는 최근 사회상을 보면서 ‘통계를 통해 세상을 바로 보자’는 목소리를 내고자 함께 책을 썼다.
이들은 평균과 퍼센티지 같은 통계의 기본 개념부터 시작해 통계 왜곡이 빈번히 일어나는 표본조사와 확률에 속지 않는 법까지, 통계를 읽고, 이해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구체적인 사례로 풀어냈다.
실생활과 동떨어진 딱딱한 이론서나 낯선 사례만 나열한 해외 번역서와는 달리 다양한 국내 사례와 데이터를 통계의 관점에서 분석했다. 특히, 제20대 대통령 선거, K방역으로 불리던 코로나19 대응, 고속도로에서 만나는 경고문, 지방자치단체의 인구 증가 대책 등 우리 주변의 크고 작은 일들을 통계적 시선으로 읽어내 조금은 어렵게 느껴지는 통계에 한 발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한 출판 관계자는 “데이터 홍수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지금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통계의 안목”이라며, “정치, 사회, 경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이 책과 함께 조작된 숫자와 데이터에 속지 않고 세상을 바로 보는 힘을 기를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이책에서 저자들은 정직한 통계에 기반을 둔 정치와 정책이 더 좋은 사회와 국가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통계를 만들어 제공하는 사람들이나 통계를 해석하고 활용하는 사람들 모두 통계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태도를 지녀야 한다. 왜곡되고 부정직한 통계를 가려내고 통계에 숨겨진 진짜 의미를 찾아내는 안목만이 우리 사회에서 프로크루스테스를 퇴출시킬 수 있다(8쪽)는 점을 밝히고 있다.
또한 독자가 흥미를 잃지 않으면서 통계를 읽고 활용하는 법을 이해할 수 있도록 코로나19 방역이나 선거 여론조사 같은 굵직한 사건은 물론 우리 주변의 일상적인 사례와 함께 설명하고 있다.
TV 오디션 프로그램 순위 결정의 문제로 여러 가지 평균을 설명하고, 자주 눈에 띄는 할인 광고의 예를 들어 퍼센티지를 알려준다. 고속도로에서 흔히 보는 “고속도로 사망자 가운데 30%가 안전벨트 미착용” 같은 경고문이나, “2021년 인구의 28%가 고혈압 환자다.” 같은 신문기사 역시 저자들은 무심히 지나치지 않는다.
이를 통해 통계 왜곡의 함정을 찾아내고 숨겨진 사실을 읽어내는 연습을 하도록 한다. 또한 ‘선거 여론조사 결과를 볼 때 주의할 점’ 같이 통계의 홍수 속에서 혼란에 빠지기 쉬운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구체적인 조언도 놓치지 않고 있다.
1장에서는 평균부터 퍼센티지, 그래프와 도표 등 익숙해서 속기 쉬운 통계의 기본 개념을 다뤘다. 2장에서는 부분으로 전체를 알 수 있는 표본조사와 인과관계, 확률 등을 다양한 사례와 함께 설명하고 조심해야 할 속임수와 함정을 알려준다.
1장과 2장을 통해 통계의 기본기를 쌓았다면 3장부터는 실전편이다. 3장은 선거 때마다 논쟁거리가 되는 선거 여론조사를 낱낱이 파헤친다. 미국 샤이 트럼프 현상부터 우리나라 제20대 대선의 사전 지지도 조사와 출구조사, 역선택까지 국내외 선거 여론조사를 둘러싼 논란과 통계 왜곡, 이를 분별하는 법을 담았다.
4장은 우리를 두려움과 혼돈에 빠뜨렸던 코로나19 통계를 되짚어 보았다. 방역에서 통계는 어떤 역할을 했고 간과했는지 냉정하게 분석한다. 5장은 GDP와 실업률, 물가상승률, 소득 분배 지표, 국가 부채, 출산율과 같은 경제 지표들이 담고 있는 의미와 그 너머를 보는 법을 알려준다.
저자들은 우리 삶과 가깝고 자주 접하는 정보이지만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경제 통계의 의미를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공동 저자 송인창은 영국 LSE에서 경제학 석사학위, 영국 요크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기획재정부에서 국제금융정책국장, 국제경제관리관 등을 역임했고, 유럽부흥개발은행(EBRD)과 아시아개발은행(ADB)에서 이사로 근무했으며 아시아인프라은행(AAIB)의 초대 비상임이사를 지냈다. ‘동료와 책을 쓰면서 서로 배운다’는 신념으로 공저 『저도 환율은 어렵습니다만』, 『한국 경제 진단과 처방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화폐 이야기』, 『상상 보러 두바이 가다』를 썼다. 2023년부터 제주대학교 겸임교원으로 강의를 한다.
공동 저자 최성호는 미국 코넬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산업자원부에서는 산업·통상·에너지 정책 수립에 참여했고,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비상임이사, 공익법인 동그라미재단 이사장 등을 지냈다. 현재는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위원회 비상임위원, 중소벤처기업연구원 비상임이사 등으로 활동 중이다. 『경제지표와 한국경제』를 썼고, 공저로 『플러그인: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업가정신』, 『기업가형 국가: 이론과 정책』, 『시장경제의 재발견』 등이 있다. 현재 경기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강의하며, 진성애교양대학장을 맡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앤피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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