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앤피플] 이민영 기자 = 최근 과학기술의 발달로 우리 사회가 바야흐로 메타버스(Metaverse)의 시대에 돌입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하버드대 학생이던 2004년 창업한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기업 페이스북이 17년 만인 2021년 10월 28일 회사 이름을 ‘메타(Meta)’, 더 정확하게는 ‘Meta Platforms, Inc.’로 변경했다. 그러나, 저커버그 CEO의 주장과 달리, 사용자의 정신 건강과 사회적 안정보다 페이스북의 수익을 우선시했다는 내부고발로 인해 정치권과 언론의 강한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 사명 변경을 통해 이미지 쇄신을 겨냥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것은 ESG와 밀접하게 관련된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고문현 회장의 견해를 들어본다.
◇인공지능 메타버스 부상과 맞물린 ESG 열풍에 대해? 메타버스 시대의 부상과 맞물려 국내외 기업들 사이에서 ESG 열풍이 태풍이 되어 불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과 같은 해외 글로벌 기업뿐만 아니라 SK, 삼성 등 국내 대기업들과 KSS해운 등 주요 강소기업들도 ESG 경영을 선언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행동을 시작했다.
‘ESG’란 Environmental(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지배구조)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약자로,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ESG 경영은 기업이 이윤추구뿐만 아니라 투자를 사회적 책임과 연결한다는 경영 방식이다. 기업이 종래 주주들만의 이윤추구에서 이해관계자(Stakeholder)들에게까지 확산되어 고객의 만족과 감동을 통한 팬덤을 구축하여 성장·수익성을 제고하는 것이 ESG의 핵심이다.
그동안 기업의 전통적 목표는 이윤극대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따라서 추가적인 비용이 소모되는 환경 보호나 안전문제, 사회 공헌 등의 활동에는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온난화로 기후위기가 심각해지고, 코로나 발생의 궁극적 원인이 기후위기로 인한 생태계의 보복이라는 의미심장한 연구 결과들이 나오면서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하여 UN을 비롯한 각국 정부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을 펴기 시작했고 그 결과물이 2015년 12월 12일 파리에서 개최된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1)에서 체결된 기후변화협약[이하‘파리협약(Paris Agreement)’]이다.
2021년 8월 초 공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IPCC)의 제6차 평가보고서 중 제1 실무그룹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지구의 평균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이미 1.09〬 C 상승했으며, 대기 중 평균 이산화탄소 농도는 410ppm으로 200만 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위 IPCC 보고서에 따르면, 현 추세대로 탄소배출이 진행될 경우, 길어도 20년 내에 파리협약에 따른 기온상승 제한 목표치이자 돌이킬 수 없는 기후재앙의 임계치인 1.5〬 C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는 암울한 전망을 제시했다.
이러한 국제 사회적 분위기에서 기업들이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을 소홀히 하면, 기업 이미지 악화는 물론,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중대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겨났다. 이러한 인식은 금년 1월 5일부터 7일까지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개최된 CES 2022의 핵심 키워드가‘ESG’임을 테슬라(Tesla)와 SK 등 많은 국내외 기업들이 친환경상품을 전시함으로써 세간의 뜨거운 주목을 받은 것을 통하여 확인할 수 있다.
◇ESG 경영이 이윤 증대에도 기여하는가? 기업이 ESG 경영을 하려면 환경기준과 안전기준 등을 충족시키고 사회 공헌을 실천하기 위한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하여 이윤이 감소할 것으로 우려할 수 있다. 그럼에도 관련 연구결과들은 장기적 안목에서, 오히려 ESG 경영이 기업에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요즘처럼 환경규제와 안전규제가 더욱 엄격해지는 상황에서는 ESG 경영을 하지 않는 기업은 오염물 처리비용, 환경사고, 안전사고와 이에 따른 손해배상 문제 등의 리스크에 직면할 수밖에 없고, 종국에는 기업의 평판에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된다.
세계 최대 자산운영사인 블랙록(BlackRock)의 래리 핑크(Larry Fink) CEO는 “기후변화 리스크가 곧 투자 리스크이며, 이러한 리스크의 평가를 위해 일관성 있는 양질의 주요 공개정보에 접근가능해야 한다.”라고 언급하며 기업의 ESG 경영, 특히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처럼 투자자가 ESG를 염두에 두고 책임 있게 투자하겠다고 밝힌 만큼 기업은 투자 확보를 위해서라도 ESG를 경시할 수 없게 되어 친환경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환경을 중시하여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하여 친환경적인 제품이나 폐병을 재활용한 제품 등을 골라 사용하려는 현명한 소비자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이에 세계적인 첨단 기업들은 ESG 경영에 선도적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0억 달러의‘기후 혁신 펀드(Climate Innovation Fund)’를 조성하여 향후 4년간 탄소제거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아마존은 파리협약의 목표연도를 10년 앞당긴 204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0으로 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재생에너지 사용률 100%를 2030년까지 달성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제시하고, 포장재 낭비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추진한다고 약속했다. 이에 질세라 국내 대기업들도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SK그룹은 ESG를 통한 상생 경영 가운데, 특히 탄소중립 등 환경 분야의 문제 해결과 가치 창출을 적극 강조하였고, "2030년 기준 전 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210억t)의 1% 규모인 2억t의 탄소를 줄이는 데 SK그룹이 기여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이 아직도 상존하고 있고, 이로 인해 국가, 사회와 기업 모두가 불확실성의 시대에 직면하고 있다. 그렇기 떄문에 환경과 사회를 배려한 투명한 경영을 해야만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고 위기 시 기업을 응원하는 우군을 확보해 위기관리 역량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ESG는 기업을 넘어, 학교 등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도 마땅히 추구해야 하는 우리 시대의 최고의 지상목표이다.
양주시가 환경부 공모사업으로 조성 중인 스마트 그린도시는 그린아카데미 사업의 일부로 메타버스가 구현될 예정이다. 양주시 메타버스 가상전시관은 양주시 스마트그린도시 거점시설인 신개념 전기차충전시설인 "스마트 그린포트"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는데 환경교육 콘텐츠를 모바일앱을 통해서도 경험할 수 있는 가상전시관이다. 이곳에서는 양주시 환경을 주제로 개발된 실감콘텐츠 3종(홀로그램 AR, 생태축복원 XR, 메타휴먼이 소개하는 양주시생태자원사전)과 유아와 아동을 대상으로 하여 양주시 불곡산을 배경으로 창작된 환경동화와 양주시 환경문제를 풀어낸 환경애니메이션 15편을 자유롭게 경험해 볼 수 있다.
◇국내 ESG 활동 사례와 미래전략은? ESG 시대에 대비하고자‘사단법인 한국ESG학회’가 2021년 9월 창립되어 학계와 산업계 및 공공기관 등 사회 각계의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전기차와 ESG의 다보스포럼을 기치로 하는 제9회 국제전기차박람회가 금년 5월 3일부터 6일까지 제주도에서 개최되었는데, 테슬라,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한국ESG학회 등 세계 50여개국의 주요 기업과 학회 대표들이 참여하여 대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이 기간에 한국ESG학회에서는 ‘제1회 국제ESG포럼’을 개최하여 산림과 ESG, 해양수산과 ESG, ESG 평가 방안 등을 발표하여 주목을 받았다. 한국ESG학회의 산하기관인 ESG평가위원회에서는 금년 하반기에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과 기업체 등을 대상으로 ESG에 대한 평가를 수행하여 ESG 우수 기관과 기업 등을 선정하고 시상함으로써 ESG 우수 경영 사례를 공유하고 확산시켜 이른바‘그린워싱(Green-washing)’을 비롯한 ‘소셜워싱(Social-washing)’을 방지할 계획이다.
아놀드 토인비(Anold Joseph Toynbee)가 인류의 역사를 ‘도전에 대한 응전’의 역사라고 강조하였듯이, 메타버스 시대에 당면한 최대의 도전과제인 ESG 아젠다를 과감하게 선점하여 이를 해결하려고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기업이나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등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 지속가능한 미래의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메타버스라는 디지털 신대륙의 추세에 막연히 즐거움과 호기심 등으로 맹목적으로 따라가다가 피해를 입어도 구제받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므로 제2의 인류라고 할 수 있는 ‘메타휴먼 아바타’에 대한 법인격 부여 문제 등에 대해서도 심도 깊은 논의를 통해 시급히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메타버스라는 플랫폼도 현대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인 인간 소외, 자신감 결여와 시간적·공간적 제약 등을 해결하여 개개인이 행복을 더 느낄 수 있도록 하여 우리 헌법 제10조에서 지향하는 기본권 보장의 궁극적 이념인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을 절대로 잊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 고문현 한국ESG학회 회장(숭실대 교수)
* 이 원고는 지난 24일 인공지능 메타버스 시대 미래전략 국회 정책 컨퍼런스 자료를 기준으로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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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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