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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023 대한민국 경영혁신 ‘공헌 대상’ 수상 정윤석 대표(금풍산업)

소방용 배관, 스프링클러 등 벨로우즈 관련 최고의 기술 인정 받아  

이민영 기자 | 기사입력 2023/07/07 [06:53]

[인터뷰] 2023 대한민국 경영혁신 ‘공헌 대상’ 수상 정윤석 대표(금풍산업)

소방용 배관, 스프링클러 등 벨로우즈 관련 최고의 기술 인정 받아  

이민영 기자 | 입력 : 2023/07/07 [06:53]

▲ 김명수 한국노동경제연구원장이 정윤석 금풍산업 대표에게 지난 6일 대상을 개별 수여하고 있다.    

 

[시사앤피플] 이민영 기자 = 정윤석 금풍산업 대표(64)6일 오전 11시 한국노동경제연구원(원장 김명수/법학박사)에서 그동안 벨로우즈 기술 개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 받아 2023 대한민국 경영혁신 일자리창출 공헌대상을 수상했다고 시상조직위가 밝혔다.

 

김명수 원장은 정 대표가 30여년 간 한 분야의 기술을 연구 개발해 업계에서도 알아주는 기술을 연마했으며 평생동안 벨로우즈(주름관)를 다뤄온 엔지니어로서 지내 온 삶이 높이 평가 됐다고 격려했다.

 

정윤석 대표의 지인 고 모(67)씨는 정 대표는 파이프(주름관) 박사로 통합니다. 이런 애칭을 얻기까지 그는 어떤 파이프든 자유자재로 다루는 엔지니어이기 때문이죠그는 정 대표를 한 분야에서 모든 고난을 혼자서 극복해낸 승리한 자라고 추켜세웠다.

 

정 대표는 오랜기간 이 분야에 종사하며, 소방용 합성수지 배관용, 후렉시볼 조인트, 직관형-아파트형 스프링클러 등 벨로우즈 분야 산업 발전에 기여했으며, 업계의 산증인일 뿐 아니라 기술적 측면에서 최고의 단계에까지 업그레이드한 주인공이다. 그의 얘기를 들어 본다.

 

기술 공유와 나눔은 밥 한술과 같은 격이다.

 

이 분야 기업인 중 많은 분들이 정 대표를 찾아와 이런 저런 경우 어떻게 배관을 처리해야 하는지를 물었을 때 그는 흔쾌히 설명하면서 성실히 알려주곤 했다. 정 대표는 이에 대해 이것은 재능나눔이고 기술공유이며 지식전수라 강조했다.

 

그는 어린 시절, 농촌에서 절대 빈곤시대에 살았다. 당시 농촌에는 배고파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당시 이들에게 밥 한술 주는 것을 가장 큰 미덕이었다. 그런 것처럼 기술을 갈망하는 이에게 기술을 전수하는 것, 또는 지식을 공유하는 것은 밥 한술주는 것과 같다. 그래서 정 대표는 기술의 공유를 나눔의 정신으로 실천했다고 한다.

 

정 대표가 욕심부리지 않고 나눌 줄 아는 것은 아마 어릴 적 경험에서 나온 습성으로 보인다. 그는 성장해서 오랜 기간 국제로터리클럽 활동을 해 왔다. 또한 관련업체 대표들의 모임을 만들어 보육원 돕기 등 김포 지역 봉사활동에 적극 나섰다. 이 또한 같은 맥락에서 밥 한술더 나누는 격이었다. 

 

스스로 배운 기술, 최고 경지에 이르다.

 

정윤석 대표는 1995년 창업했다. 어깨너머로 배운 기술로 창업한 셈이다. 당시만 해도 벨로우즈(주름관)와 같은 특수한 분야의 기술학원이 거의 없었다. 그 뿐 아니라 학원이 있다 하더라도 학원비가 비싸 엄두도 내지 못할 처지였다.

 

그래서 그는 선배들이 본 책을 얻어 읽어거나 전문서적을 구입해 독학으로 다양한 기술을 배웠다. 속도는 더디지만 하나 둘 배워가는 성취감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고 한다.

 

그에 의하면 밸로우즈(주름관)는 기기의 유연성, 밀봉성이 특징이다. 따라서 어디를 사용하든 신축이음이 잘 돼야 한다. 파이프 중에서도 가장 정밀이 요구되는 부품이라 했다. 이런 특징을 살려 자동화·과학화된 방식의 스프링클러 시스템에 사용되는 소방설비 자재인 CPVC(염소화폴리염화비닐)를 주력 제품으로 생산해 내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각종 산업과 건설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소방용 배관으로 각광을 받고 있어 전망이 아주 좋은 편이다. 이 업체의 기술이 최고 수준에 오른 것은 오직 정 대표의 땀과 눈물의 결과라 보지 않을 수 없다. 

▲ 지난 달 27일 2023 대한민국 경영혁신 일자리창출 공헌대상 시상 모습(정윤석 대표는 이날 출장으로 인해 참석치 못했다.)    

 

정 대표의 강한 의지와 IMF의 시련 극복

 

소재마다, 용처마다 각기 다른 배관을 연구하고 실험해 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정 대표의 생각은 기술개발과 직업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다면 어떤 것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그는 금풍산업의 창업과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 과정과 인생 얘기를 추억의 실타래를 풀어가듯 늘어 놓았다. 그는 1995년 창업 후 2년이 흐른 1997년 서울공장을 김포로 확장 이전했다.

 

동시에 제품 테스트 머신 보완, 실험실 확충, 인도네시아 직수출 개시, 2002년 자동차용 BELLOWS 생산, 주름관 성형방법 관련 특허등록, 위생안전기준 인증, ISO-9002ISI-9001 인증획득 등 국내 최고 수준의 강소기업이 되도록 힘겨운 과정을 하나씩 만들어 갔다.

 

어릴 적부터 눈썰미와 손재주가 좋고 성실했던 그였지만, 시련은 그를 피해가지 않았다. 창업 후 훈풍을 타고 업계의 상당 위치까지 올라갔지만, IMF를 맞게 돼 그 위상이 땅에 떨어졌다.

 

그는 창업 초기부터 인도네시아 수출로 솔솔한 재미를 보았다. 하지만 IMF 사태로 확실 시 된 외자 유치까지 막히게 돼 일순간 회사는 부도위기에 처했다. 이 고난의 시간은 너무 힘이 들었다고 술회했다. 그는 눈시울을 붉히며 설명을 이어갔다. 가슴이 찡했다.

 

이런 저런 고통 속에서 그의 가족과 직원들의 결기에 찬 노력으로 위기를 극복하게 됐다. 이 스토리를 책으로 쓴다면 몇 권은 쓸 정도라 했다. 그는 당시 그 슬럼프가 없었다면 지금쯤 대기업군에 진입했을 지도 모른다며 매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정 대표가 가장 우선 시 하는 것은 품질향상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 연구개발과 신제품 개발 등에 역량을 집중했고, 장인 정신으로 최고를 향해 쉼 없이 달리고 또 달렸다. 

▲ 정윤석 금풍산업 대표가 30년 동안 흘린 땀과 눈물을 잠시 잊고 환한 얼굴로 상패를 들어 보이고 있다.  정말 자랑스럽다.  

 

가족기업형 유니콘기업, 그가 꿈꾸는 비전이다

 

재작년 어느 날,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자녀가 우리 가업을 이어가겠다고 했을 때 정 대표는 하늘로 올라 갈 것은 기쁨을 느겼다고 했다. 평생 일군 사업체를 유지하는 것도 그러했지만, 더 애정이 가는 대목은 직접 개발한 기술들이 계승 발전될 수 있다는데 대한 기쁨이었다. 아들의 가업승계 발표는 그가 우려했던 여러 고민을 한 순간 말끔히 씻어냈다.

 

그는 현장에 답이 있다고 늘 생각했다. 어디를 가든 하찮은 것이라도 기술적 측면에서 유심히 바라봐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또한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 강조했다.

 

항상 현장에서 기존 것들을 응용하고 새로운 기술을 창조해 낸다면 그게 바로 기술 특허감이라며, 뭐든 탐구하는 자세로 현장을 잘 살피는 게 비결이라 했다.

 

그는 전북 고창군(아산면)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소나무 숲 속에서 자랐다. 고창군이 상징수로 여기는 이 소나무처럼 꿋꿋한 절개와 의지를 가지고 미래를 지향하면서 살아 왔다.

 

가족 모두가 이 회사에 몰두하면서 종사자들과 함께 서로 가족애를 나누고 있다. 가족기업 형태의 유니콘 기업(강소기업)을 만드는 게 그의 꿈이고 비전이다. 그는 나도 이제 나이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일본 기업처럼 대를 잇는 장수기업을 만들고 싶다며 넌지시 아들에게 바톤을 받으라는 신호를 보이고 있다.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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