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면 포커스] 국회미래연구원, 대통령제 민주주의의 미래 방향 제시좋은 정치가 가능한 민주주의, 연합정치, 다원적 정당 정치로[시사앤피플] 이민영 기자 = 국회미래연구원(원장 김현곤)은 미래전략에 대한 심층분석 결과를 적시 제공하는 브리프형 보고서인 「국가미래전략 Insight」 제54호(대통령제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지난 17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대통령제 민주주의의 미래 방향은 ① ‘대통령 뽑기에 모든 것을 거는 민주주의’에서 ‘좋은 정치가 가능한 민주주의’ ② 국적도 내용도 없는 ‘협치(協治)’ 대신 민주주의 언어인 ‘연합(coalition)’ 정치 ③ 시민과 사회를 양극화시키는 ‘대통령 중심 정치’에서 ‘다원적 정당 정치’로 가야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한국 대통령제의 통치 규범은 ① 대통령 권력을 제한해서 사용할 것 ② 의회와 정당 정치, 나아가 내각과 폭넓은 협력 기반을 통해 일할 것 ③ 일방적이고 자의적인 국정 운영이 아니라 중장기적 전망을 여야가 공유하는 기반(common ground) 위에서 추가적・점진적・누적적 변화를 추구할 것 ④ 느리더라도 여야 합의로 견고하고 지속적인 변화를 만들 것 ⑤ 대통령과 행정부의 교체가 갈등과 적대가 아닌 사회 통합의 계기로 작용하게 할 것이라는 특징을 보인다.
이에 동보고서는 개헌 논의의 초점을 이루고 있는 ‘대통령제’에 대한 잘못된 이해를 1) 대통령제의 기원과 2) 대통령제의 변형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주요 주장은 다음과 같다.
첫째, 240여 년 전 미국이 발명한 대통령제는 치밀한 ‘입헌적 기획’의 산물이 아니라 ‘정치적 선택’을 동반한 우연의 산물이다.
둘째, 대통령제(presidential system)는 헌법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특정 ‘대통령 개인(A President)’의 특별한 ‘대통령직(the Presidency)’ 수행 방식에서 비롯된 바 크다.
셋째, 대통령제는 ‘강한 정부’를 위한 것이 아니라 그 반대로 ‘제한 정부’를 위한 것이었다. 대통령제는 강한 의회제 위에 행정 수반을 얹힌 정부 형태로 시작되었다.
넷째, 대통령제가 대통령이 주도하는 강한 정부로 오해된 것은 권위주의 시대 ‘정치교육’의 결과일 뿐, 대통령제의 본래적 특성과 거리가 멀다.
다섯째, 대통령제가 미국에서 만들어질 때와 그 뒤 3세계 국가에서 수입되었을 때는 완전히 다른 내용을 가졌다. 대통령제 민주주의와 대통령제 권위주의는 아주 다른 정부 형태로서, 두 대통령제를 같은 것으로 보는 것에서 많은 오해가 비롯되었다.
여섯째, 대통령제가 헌법 외적인 측면에서 더 많이 설명되는 것이라면, 대통령제의 문제를 개선하는 방식 역시 개헌으로만 좁혀질 수 없다. 정치의 좋은 역할 없이 좋은 개헌은 없으며, 헌법의 조항을 바꾸는 ‘입헌적 개헌’ 이전에 ‘정치적 개헌’이 병행되어야 개헌은 가치가 있다.
일곱째, 대통령제는 87년 민주화의 결과이자, 한국의 정치문화로 자리를 잡은 정부 형태이기에 바꾸려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헌법을 바꿔 대통령제를 바꾸는 개헌보다, 대통령직의 수행 방법을 민주주의의 가치에 맞게 바꿔나가는 정치적 개선 노력이 더 가치가 있으며, 그래야 개헌에 필요한 여론의 형성은 물론 정치적 합의도 실현 가능할 것이다. <저작권자 ⓒ 시사앤피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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