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저출산 상황이 너무나도 심각하다. 지난해 발표된 유엔인구기금 자료에서 우리나라 출산율은 198개 국가 가운데 2년 연속 꼴찌를 차지했다. 이제 노인 인구 증가로 인한 고령화 사회는 당연하겠고, 벌써 현실화하고 있는 지방 대학의 소멸, 뿐만 아니라 지방 도시의 소멸도 가속화하고 있다. 심지어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결국 인구가 0이 되는 국가 소멸로 이어진다는 예측들도 나오고 있다.
작년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의 데이빗 콜먼 교수는 한국을 가리켜 "지구상에서 저출산으로 인해 소멸되는 첫 번째 국가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여 충격을 주기도 했다. 지난 8월 20일 감사원이 발표한 ‘저출산·고령화 대책 성과분석’ 보고서는 100년 뒤 국내 인구가 3분의 1로 줄고 국민 2명 중 1명은 65세 이상 노년층이 된다고 밝혀 충격을 주었다.
이러한 인구 소멸, 고령화 사회가 되면 국가와 사회의 모든 기반과 시스템은 활력과 생동감을 잃게 될 것이다. 특히 경제 분야가 치명상을 입을 가능성이 큰데, 생산성의 저하로 이어져 우리 경제는 자생력을 잃어버리고 경제 시스템 자체도 마비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심각한 저출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20~30대 청년들이 우리 사회에서 자연스럽게 결혼과 출산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청년들에게 양질의 다수의 일자리가 주어지고, 합당한 처우와 보수를 받고 일할 수 있으며, 그러한 소득을 통해 원하는 집을 마련할 수 있고, 내 집에서 결혼과 출산을 통해 아이를 안정적으로 키울 수 있는 그런 환경이 가능해 진다면, 아마 청년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가정을 꾸리고 자녀를 갖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나라의 정치,사회 구조와 경제 체계, 법적 제도 향상 및 시민 의식의 성숙 등이 복합적으로 개선돼야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해결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시간이 걸리고 복잡하고 어렵더라도 반드시 우리 모두가 풀어야 하는 숙제임에는 분명하다.
이러한 노력과 병행하여 이에 대비하는 또 다른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이제 인구 분포가 ‘항아리형’이 되어 가면, 15~64세의 생산가능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결국엔 일할 사람이 정말 부족해지게 된다. 그럼 누군가는 일자리를 채워야 하고 생산 활동을 해야 국가와 사회가 존속될 텐데 과연 누가 일할 수 있는가?
결국 인공지능과 로봇 등 4차산업혁명 기술로 산업 생산성을 대체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안이 된다. 제조업에는 스마트팩토리를 통해 로봇과 AI가 완전 자동화된 무인 시스템으로 제품을 생산해내고, 농어업에서는 스마트팜, 스마트어업을 통해 AI와 로봇이 우리들이 먹고 살 먹거리를 생산해낸다. 건설업에서는 3D프린터, 로봇을 이용해 건축을 해내며, 서비스업에서도 로봇이 요리하고 커피를 내리고, 서빙하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 외의 산업 분야에서도 AI와 로봇, IoT, 3D프린터, 드론 등의 4차산업 기술들이 적용된다면 부족한 인력으로도 산업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된다.
정부에서 지난 2006년부터 15년 동안 저출산 해결을 위해 사용한 예산이 무려 225조원이라고 한다. 물론 저출산 해결을 위한 노력은 지속돼야 하겠으나 국민의 예산을 비용효율적으로 집행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이제 AI와 로봇 등 4차산업 기술과 산업에 지원하는 예산을 보다 늘릴 필요가 있다.
그렇게 된다면 저출산 문제 극복과 함께 우리나라가 세계를 선도하는 4차산업 강국으로 도약하는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세계 3위에 드는 ICT 강국의 면모와 한다면 하는 우리나라의 국민성이라면 오늘의 위기를 충분히 기회로 만들 수 있다.
* 전창배 국제인공지능&윤리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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