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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순의 디카시] 어머니의 시간

시사앤피플 | 기사입력 2023/02/04 [16:38]

[오정순의 디카시] 어머니의 시간

시사앤피플 | 입력 : 2023/02/04 [16:38]

 

돌돌 말아 간직한 어머니의 자수 한 폭

 

매화는 여전한데 어머니는 안개 속이다

 

[시작노트] 오래 전, 주택의 다락을 치우던 날, 어머니의 추억보따리를 발견하였다. 궁금하여 풀어보니 혼수 준비로 자수를 놓다가 다 놓지 못하고 그냥 들고 시집을 온 듯한 물건이다.

 

열아홉에 결혼을 하리라 생각하지도 못하다가 시대적 상황이 혼인을 하지 않으면 불편하던 때라 급하게 서둘러 신부가 되었다.

 

봉은사에 홍매 보러간 날, 매화나무 뒤로 임시 찻집이 서 있고 그 벽이 마치 수틀의 하얀 천으로 느껴졌다. 어머니의 고향이 매화마을이라 자연스럽게 연상됐으니 80년이 지나서야 딸의 시를 빌려 어머니의 수가 완성되었다

오정순 수필가 / 시인    

 

* 오정순 수필가/시인

* 이 기고는 <시사앤피플>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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