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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순의 디카시] 설마

시사앤피플 | 기사입력 2023/02/08 [20:36]

[오정순의 디카시] 설마

시사앤피플 | 입력 : 2023/02/08 [20:36]

 

설마

 

마음 열어 인사해도 얼굴 보이지 않고

향낭 열어 노크해도 문 열지 않으니

행여 빈 방인가 더럭 겁이 난다

 

혹시 코로나로

 

[시작 노트] 겨울에는 당연히 기다려야 봄이 온다고 믿어서 지루한 줄 모르다가 남쪽에서 매화 소식이라도 들리면 갑자기 몸도 마음도 들썩거린다.

기다리던 매화가 문 앞에 당도하여 향기로 인사하여도 문 열어 반길 이 없다면 서럽고 서러울 일이다. 하기사 코비드 시기를 거치면서 안부 묻기가 불편하다고 그랬다. 일주일 후에 만나자던 동창이 코로나의 희생제물이 되어 떠나고부터 삶의 의욕이 약화된다는 어른들의 소식도 들린다.

 

 

또 봄이다. 누구에게나 당연히 오는 게 아니라 기약없음을 품고 있다. 모두에게 이번 봄 인사에 설마가 끼어들지 않기를 소망한다.

오정순 수필가 / 시인    

* 오정순 수필가/시인

* 이 기고는 <시사앤피플>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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