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 세리머니
마른 단풍잎처럼 공부에 매달렸다 활자와 싸우는 삼십대의 겨울은 길고 지루했지
합격 소식 물고 온 봄이 유난히 따뜻하다
[시작노트] 이집트 미이라 전을 보러 예술의 전당에 갔다가 허탕쳤다. 월요일이 휴관이란 걸 놓쳤다. 한두 번 간 곳이 아닌데도 3년 동안 발이 묶이더니 일상의 의식체계가 원활하지 못하다.
음악당에서 계단을 내려가다가 박새는 마른 단풍잎을 쪼고 직박구리는 산사나무 열매에 콕 박혀 식사 중이다. 박새와 직박구리는 곡창이 곧 텅 비어질 것을 본능적으로 아는지 먹고 물고 가며 부산스럽다.
발자국 소리 듣고 날아오르는 새를 보자 시상이 떠올랐다.
* 오정순 수필가/시인 * 이 기고는 <시사앤피플>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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