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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순의 디카시] 댓가를 치르다

시사앤피플 | 기사입력 2023/02/25 [07:18]

[오정순의 디카시] 댓가를 치르다

시사앤피플 | 입력 : 2023/02/25 [07:18]

  

 

분교로 첫 발령이 나더니 다음 날 본교로 바뀌었다

권력형 배려가 끼어들어 어둠 속을 헤매던 날 밤

난 자격증 포기하고 학교를 떠난다고

달님과 약속했지

 

훗날 입장 바꿔 생각하며 나에게 박수를 쳤어

 

[시작노트] 밤에 공원으로 운동을 나갔다. 초입에서 사각거리는 댓잎소리가 들리자 스물한 살의 이 날이 생각났다스멀스멀 묻어둔 이야기가 올라오는데 표현하고 날려버리고 싶어졌다. 자연의 변화로 소환되는 옛이야기지만 한 개인에게는 자유를 얻을 수 있는 기회이다.

 

 

아버지는 일 잘 한다고 전주 전매청에서 서울로 불려가더니 4.19때 기관장과 함께 8가족 가장이 직장에서 잘렸다. 죽고 싶다고 했다. 우여곡절을 겪고 나서 5,16때 아버지는 국가재건최고회의의 창립멤버로 불림을 받는다. 이 또한 아이러니다.

 

당시 아버지는 순해도 명함은 강철의 힘이었다. 부탁하지 않은 일이 벌어지고 나는 견딜 수 없어 자격증을 박탈하고 떠날 준비를 하고 그 와중에 행여 무슨 정보라도 있을까 자취방에 참투한 선배교사도 있었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 돌아보니 역사소설 같다. 내 직업을 걸고 댓가를 치렀지만 길거리에서라도 그 때 발령이 바뀐 선생님을 한번 만나고 싶다세상에는 누가 피해자고 누가 가해자인지 모르는 것 투성이다.

 

오정순 수필가/시인    

* 오정순 수필가 / 시인

* 이 기고는 <시사앤피플>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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