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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순의 디카시] 꽃을 든 소년

시사앤피플 | 기사입력 2023/03/12 [14:23]

[오정순의 디카시] 꽃을 든 소년

시사앤피플 | 입력 : 2023/03/12 [14:23]

 자목련 한 송이 집어든 소년에게 물었다

 

ㅡ 왜 자꾸 그 길로 가니

ㅡ꽃이 너무나 예뻐서 또 있나 보려고요

 

9살 추억이 소년의 손에 들려있다

 

 

 [시작노트] 한강변을 걷고 돌아오는 길에 어린 학생이 떨어진 자목련 꽃송이를 집어든다 순간 가슴이 뛰더니 소년을 향해 달린다. 소년이 한 발짝만 지나갔어도 이 사진은 태어날 수 없다.

 

모든 디카시는 경험과 대상의 만남에서 출발한다. 내가 저 소년 나이 즈음 전주에 살았다. 걸스카웃 모임에 가며 혼자 붉은 벽돌담을 손으로 쓸며 가다가 담 위에 핀 자목련 몇송이를 발견하였다. 심심함이 싹 도망간다. 그렇게 우아한 꽃을 처음 보았다. 만나서 감동하고, 꽃 송이가 커서 놀라고, 큰 나무에 몇송이 안 피어서 선연하다.

 

미적 감동이 내 안에 기록되어 있다가 저 손년을 통해 튀어나온 날. 절묘한 순간 포착 사진을 얻게 되다. 소년은 나중에 시인이 되리라 직감했다. 이 아련한 이미지는 내게 온 선물이다. 

 

오정순 수필가 / 시인    

 * 오정순 수필가 / 시인

* 이 기고는 <시사앤피플>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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