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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준 컬럼]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넘어선 장애인과 그 가족들의 긍정성

시사앤피플 | 기사입력 2023/03/21 [12:48]

[박상준 컬럼]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넘어선 장애인과 그 가족들의 긍정성

시사앤피플 | 입력 : 2023/03/21 [12:48]

▲ 박상준 목사(칼럼니스트, 전문상담사)    

 [시사앤피플] 사람은 고통스러운 상황을 견뎌내고 몸과 마음이 밑바닥까지 추락해도 다시 위로 솟아오르는 능력인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해결중심단기치료의 김인수 선생(Insoo Kim Berg)은 노숙인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그들은 어려운 상황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내는 생존능력이 다른 사람에 비해 뛰어나며, 그 자원을 바탕으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하였다.

 

합리적 정서행동치료(Rational Emotive Behavior Therapy: REBT)의 창시자인 알버트 앨리스는 사람은 어떠한 일이 발생하여서가 아니라 그것을 대하는 자신의 관점 때문에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스스로 포기하지 않고 생각을 전환시키는 것으로 현실의 문제를 바꾸어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장애인 가족을 상담하면서 심리학 거장들이 이야기했던 회복탄력성을 경험할 때가 있다. 시냇가푸른나무교회(담임목사:신용백)의 장애인 회복공동체인 우아함 아카데미를 이끌어가고 있는 이혜경 권사(69)와 경민정 권사(57)는 장애인 자녀를 가진 어머니들이다. 

 

이혜경 권사의 아들인 조용혁은 중증 발달장애인이며 뇌전증으로 극심한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 권사는 이와 같은 안타까운 상황에 대하여 말할 수 없는 슬픔을 호소하면서도 아들의 장애는 자신에게 주어진 분명한 사명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다시 말해 자신의 뜻이나 의지와 상관없이 주어진 현재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아들 뿐 아니라 발달장애인 모두를 위해 살아가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이다. 

 

경민정 권사는 발달장애인인 딸 유지영과 파킨슨 병을 앓고 있는 어머니를 모시며 생활하고 있다. 경 권사는 직장생활로 인해 자신이 어머니와 딸을 돌보지 못할 때마다 두 사람이 서로가 서로를 돌보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사랑과 긍휼의 참모습을 배우고 있다고 한다. 신체적인 한계로 이동이 제한되어 있지만 ‘불편함’이라는 상황에 매몰되지 않고 그 불편으로 인하여 오히려 비장애인들이 놓치고 살아갈 수 있는 가족사랑을 잊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사실 장애인과 그 가족들이 느끼는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의 문제는 장애라는 상황 때문이 아니라 그 장애를 바라보는 비장애인들의 태도 때문에 발생하는 것인데, 가족 안에서 긍휼한 마음으로 서로를 돌보는 이와 같은 모습은 외로움과 고립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준다. 

 

장애인이 약하고 부족하다는 인식은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분리되어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현실에서 발생한 왜곡일 수 있다. 장애인들과 함께 생활하다 보면 그들은 비장애인에 비해 자신의 육체적인 한계와 약함에 대한 분명한 인식으로 보다 명확한 인생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때가 있다.

 

또한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각자에게 주어진 재능이 있고 자기 자신의 은사를 개발하여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하는 충분히 좋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 장애인이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일이 비장애인에 비해 기술적으로는 정교하지 못할 수 있지만 그들의 음악이 만들어내는 감동을 약화시킬 수는 없다.

 

장애인이 사회봉사를 하고 직장에서 일을 하는 것도 비장애인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지만 결코 그 의미를 축소시킬 수는 없다. 오히려 가식없는 그들의 노력과 성취는 비장애인들에게 인생의 참된 의미를 깨닫게 하고, 이 사회가 더 올바른 방향성을 가질 수 있도록 가르치고 격려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서로가 속고 속이는 진실과 신뢰를 잃어버리고 있는 이 사회 속에서, 우리가 어디에서 와서 왜 사는지도 깨닫지 못하고 있는 허탄한 시대 속에서, 장애인이라는 존재는 우리 모두의 마음에 숨어 있는 회복탄력성과 긍정성을 발견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눈앞에 세워진 하나의 표지판일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우리가 ‘장애인’이라는 하나의 단어로 장애인 모두를 한 덩어리로 분류하고 구분 짓는 것은 옳지 않다. 그들 역시 놀라운 가능성으로 우리 사회의 한 부분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 개성 있는 한 사람이라는 올바른 시각을 가져야 할 것이다. 

 

* 박상준 목사(칼럼니스트, 전문상담사)

* 이 기고는 <시사앤피플>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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