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앤피플] 명심보감에 “그대는 오늘 노인을 보고 웃지 마시오. 내일 아침이면 그대도 노인이 될 테니까.”라는 어록이 있다. 인생의 최종 단계로, 중년 다음에 흔히 사용하는 일련의 용어이지만, 나이가 들어 늙은 사람. 다소 부정적인 인상을 주는 '늙은이'에 비해 '노인'은 비교적 중립에 가까운 표현이다.
노인들의 기분이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 '어르신', '시니어', '실버' 같은 말로 완곡하게 말하는 경우가 많으며 속되게 표현할 때는 '노인네', '노친네', '노땅' 등의 말을 쓴다. 당하는 입장에선 굉장히 불쾌해 할 수도 있어나 다른 비하명칭들처럼 격의없이 친한 사이에서 쓰거나 같은 노인들끼리 쓰면 친근감의 표현으로 쓰이기도 한다. 이것은 외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미국에서는 ‘old man‘ 대신 ’senior citizen‘을 쓰고, 일본에서는 ’老人‘ 대신에 한국의 '어르신'에 대응하는 말인 ’年寄としより‘라는 단어를 쓴다. 영국에서는 설령 노인이라고 해도 타인에게 ’old‘라고 하면 굉장히 무례한 것이라, ’elderly‘라는 표현을 대신 쓴다. 여하튼 ’노인(老人)‘이란 단어의 사용을 기피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하겠다.
현재 노인을 구분하는 생활연령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노인복지법에 65세 이상을 경로우대 대상자로 정하고 있다. 이 기준은 유엔이 1956년 65세부터 노인이라고 지칭한 이래 특정 국가의 노령화를 가늠하는 척도로 쓰이고 있으나, 유엔에서도 2015년 새로운 연령 구분 기준을 제시하고, 체질과 평균수명 등을 고려해서 노인이라는 표현을 달리 표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의료환경 및 국민 생활 수준의 향상으로 기대수명이 늘어나고 활동적인 고령자가 많아지면서 일부 '75세 노인론'이 대두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무엘 울만은 '청춘'이라는 시에서 "청춘은 인생의 한 시기가 아니고 마음의 상태로서, 사람은 나이 때문에 늙지 않고, 이상을 버림으로써 늙는다"고 했다. 103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도 "사람은 성장하는 동안 늙지 않고, 인생의 황금기는 65세에서 75세"라 했다. 하지만 나이에 관계없이 노인이라고 하면 좀 색다르게 노인을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우리나라도 노인(老人)이란 호칭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해야 할 때라고 본다. 노인이 갖는 지혜나 능력이 오히려 많음에도 불구하고 재취업에서는 물론 아예 노인이라는 선입감으로 모든 대상에서 일단 제외시키는 일이 주변에서 흔히 보게 된다. 그래서 이미 선진국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듯이 ‘노인‘이라는 용어 보다 부르기 좋고, 듣기 좋은 호칭으로 개칭해야 할 때라고 본다.
현재 우리나라 노인의 권익신장과 복지증진을 대표하는 중심축에는 (사)대한노인회가 있으며, 사회에 미친 영향은 매우 크다고 하겠다. 1969.1.15.일에 전국노인정 회장이 중심이 되어 창립총회를 개최한 이후, 단체의 명칭을 사단법인 대한노인회로 개칭한 이후, 54년 반세기가 흘러오면서 현재 (사)대한노인회는 900만 어르신을 대변하는 단체이기도 하다.
이에대한 개선을 위하여 우선 1969년(54년전)에 개칭(改稱)하여 현재 사용하고 있는 ’(사)대한노인회‘ 명칭은 물론, 현재 노인을 공경하는 미풍양속을 간직하게 하고 노인 문제에 대한 나라와 국민의 관심을 높이기 위하여 제정한 매년 10월2일 ’노인의 날‘도 ’어르신, 시니어, 실버 등으로 대한노인회가 앞장서서 선제적으로 사용할 것을 제안하고 싶다. 또는 새로운 적합한 ’명칭을 위한 국민 공모행사 실시‘를 통하여 의견을 모으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 같다.
어린이가 태어나 부르는 그의 이름이 미치는 영향이 평생을 좌우하듯, 호칭은 내가 원하는 것이 뭔지를 모르더라도 무의식이 내가 원하는 것으로 나를 이끌어가게 되므로, ‘(사)대한노인회’의 개칭(改稱)을 다시한번 재고(再考)하여야 할 때라고 본다.
* 이종관 대한민국기록그랜드마스터(경영학 박사/ 철학박사) * 이 기고문은 <시사앤피플>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시사앤피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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