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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순의 디카시가 있는 수필] 용서 받는 날

시사앤피플 | 기사입력 2023/09/11 [06:35]

[오정순의 디카시가 있는 수필] 용서 받는 날

시사앤피플 | 입력 : 2023/09/11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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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서도 못본 척

알면서도 모르는 척

 

내 탓이라 외칠 뿐

미사포 아래 기도로

온갖 죄를 덮는다

                                                     작가ㅡ고영효

 

[쪽수필]어딘가 따끔하게 찔리는 느낌이다.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느낌을 진실하게 다 말하다가는 살 수가 없는 현실 속에서 우리는 번뇌를 차곡차곡 쌓는다.

 

그 더께로 하여 시야가 흐려지고 관계는 신선하다고 보기 어려울 만큼 가면으로 대하고 사는 격이다. 순결하고 맑은 이미지 백련 꽃잎을 미사포로 설정한 화자는 천주교산지로서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자괴감을 시로 승화하여 토로한다.

 

 차라리 침묵이 낫다 하지만 인간에 대한 근원적 이해가 수반하지 않는 침묵은 수다보다 못하다. 다른 눈으로 보자면 많은 말이 모여 바구니에 한 가득인 양 보여질 참이다.

  

그러나 순간 순간 나도 그러니까 용서하는 맘으로 침묵한다면 고일 말이 적을 것이다.

맛이 고약하지만 당의정 입혀 약을 만들면 먹으면서 불편하지 않고 먹어서 약이 되는 것이 어찌 나쁘다 할 것인가. 기도로 당의정 벗겨내는 식이니 그 기도는 당연히 약의 역할을 한다.

  

미사포 쓰고 고개 숙인 시간이 진지하게 길수록 연향보다 더 깊은 기도향이 번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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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순 수필가 / 시인    

 

* 오정순 수필가/ 시인

* 이 기고는 <시사앤피플>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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