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세계로 나아가는 통로 이제 문이 가깝다 넘어지지 않아야 곱게 입장할텐데
- 오정순
[쪽수필]올 들어 수필가 김병권, 고임순, 이숙 선생님에 이어 정명숙 선생님 부고가 떴다. 수난의 시대를 거치면서도 정신 흐트리지 않고 작가 활동 하시다가 영면에 드셨으니 그 세월도 고마울 따름이다.
지금도 여전히 빛이 쏟아지는 문을 향해 꿋꿋이 걷고 계시는 노령의 현존 작가 분들을 응원하며 이 글을 바친다.
여기까지 쓰다가 글 멈추었다. 건강한 일상으로 돌아가 해야 할 일을 하는 게 우선 같아서 청소를 했다. 청소 중에 고마움을 놓치고 사는 사람을 찾다가 성기조 선생님이 생각났다.
마음이 급해져 걸레를 그 자리에 두고 점심 약속을 하고 부랴부랴 택시를 타고 충정로로 내달렸다.
90세의 노령에도 매일 생의 바퀴를 굴리는 만년 현직인 선생님을 4년 만에 뵈었는데 생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김 주간이 찻값을 내러 간 사이 셀프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보여드렸다.
ㅡ 오 선생은 환한데 내 얼굴은 왜 이럴까.
그리고 며칠 후 시낭송회를 마치고 귀가 하다가 전철역에서 쓰러지셨다는 소식을 접했다. 빛이 쏟아지는 문에 도달하는 동안 침묵하다가 어제 영정으로 만나 뵈었다.
세상을 촉으로 읽는 사람은 마음이 쓰일 때 행동을 미루면 후회가 따른다. * 오정순 수필가 / 시인 * 이 기고는 <시사앤피플>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시사앤피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시사앤피플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