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우식 컬럼] 시니어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정확한 정보 검색은 물론 평가, 분석, 조합해 활용하는 능력까지
초연결과 지능화로 특징지워지는 4차산업혁명의 본격적인 전개는 인류의 삶에 실로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그 강도는 더 커질 것이다. 이러한 외부환경의 급격한 변화는 개인들로 하여금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변신을 강요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다름 아닌 디지털 문해력이라고도 일컫는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다. 기존의 문해력은 디지털 기기를 통해 문자를 읽고 쓰는 행위 중심이었으나 디지털 리터러시는 정확한 정보 검색은 물론 이를 평가, 분석하고 조합하여 활용하는 능력까지를 포함한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특정의 직업이나 계층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누구나 높은 삶의 질을 향유하는데 있어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이제 디지털과 생활은 떼려고 해도 뗄 수 없는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디지털화로 급속한 생활환경의 변화를 겪고 있는 대다수 국민들은 그 변화의 맥락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상태에서 힘들고 혼란스럽기까지 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그동안 디지털 강국이라고 자부해왔다. 그러나 진정한 디지털 선진국이라 말할 수 있을까? 그렇지 못한게 현실이다. 최근 OECD 국제교육지수 평가보고서(OECD PISA 2018)에서 밝힌 한국 청소년들의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이 OECD 가입국 중 바닥권이라는 것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국내 학생들의 경우 전통적인 개념의 문해력은 상당히 갖추어진 것으로 보이나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은 매우 뒤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정보취약계층(장애인·저소득층·농어민·고령층)은 일반인 대비 72.7%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특히, 고령층의 디지털 정보화수준은 68.6% 정도다. 그중에서도 70대 이상 시니어그룹의 디지털 정보화는 35.7%로 일반 국민의 1/3수준, 디지털 역량은 그보다 더 낮은 14.6%에 불과하다.
시니어그룹의 경우 지금까지 삶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디지털 환경에 노출된 결과 정보의 접근이나 분석, 평가에는 매우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런 디지털 불평등과 취약성은 그들의 삶의 질을 급격하게 저하시키고 소외감을 일으키기까지 한다.
키오스크 활용, 인터넷 쇼핑과 뱅킹, 모바일 발권 그리고 각종 온라인 민원서류처리 등 모든 것들이 스마트폰과 연결되어 지능화되고 있다. 현실이 이러함에도 우리 모두는 디지털 기술 발전이 가져올 편리함만을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기술발전이 가져오는 부정적인 측면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다면 그 피해는 결국 다시 우리에게로 돌아온다.
이제부터라도 디지털 기술발전으로 인한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그에 수반되는 마이너스(-)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실용적인 전략을 구사해야 할 시점이다.
첫째, 우선, 시니어층부터 필요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 물론 세대별로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이 다르므로 대상별 맞춤형으로 교육을 하되, 가정과 학교 그리고 평생교육 등 사회교육영역을 포함하여 입체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둘째, 실습과 체험중심의 시니어들이 접근하기 쉬운 컨텐츠로 실질적인 리터러시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제공되어야 한다. 스마트폰 기기의 작동과 활용에 더하여 올바른 정보의 탐색과 분석, 정확하고 안전한 사용방법 그리고 디지털 정보에 접근하는 태도와 윤리도 동시에 강조되어야 한다.
셋째, 시니어들의 교육참여를 가속화시킬 수 있는 적극적인 유인책을 모색하고 필요하다면 교육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이는 국가적으로는 사회적 비용을 줄임과 동시에 개인적으로는 기술발전의 수혜자가 되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끝으로, 개인들의 디지털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디지털 이용환경 및 인프라를 조성해야 한다. 가정에서 자녀들이 고령의 부모님들에게 디지털 기술을 이전시키는 캠페인과 함께 각 지자체에서는 디지털기기 이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은 누구나 쉽게 상담과 체험기회를 가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이처럼 시니어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애로를 해소하는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 그들을 배려하는 진정한 디지털 평등사회로 나아가는 길 아닐까?
오우식 경영학 박사(퍼포먼스웨이컨설팅 대표) * 이 기고는 <시사앤피플>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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