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앤피플] 새만금예산이 마침내 국회에서 최종 통과되어 발표됐다. 정부여당이 세계 스카우트잼버리대회의 부실책임을 전라북도에 덮어씌우고 새만금 SOC예산을 보복삭감한 사건이 발생한지 넉달만이다.
복원된 예산을 보면 심히 유감스럽게도 3000억원 뿐이다. 복원된 예산에 대해 도내 일부 언론에서는 최악은 면했다고 헤드라인 뉴스를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그건 그동안 분노가 폭발했던 전북도민들의 입장에서는 족탈불급이다. 역시나 전북이 동네북 신세가 되고 마치 희롱을 당하고 난 후 2차 가해를 다한 격이 되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돌이켜 보건대, 지난 몇 달 동안 정부 여당의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의 실패 책임 뒤집어씌우기와 새만금예산 보복삭감문제는 전북도민들에게 두고두고 잊지 못할 깊은 상처를 안겨 주었다. 본래 전라북도의 요구를 반영한 정부 각 부처 새만금 예산요구액은 6626억 원이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가 그중 5148억 원(78%)을 무자비하게 삭감하여 국회에 던져 놓았었다. 그렇게 되자 전북도민들은 그야말로 맨붕 상태가 되고 분노가 들불처럼 타올랐다. 더욱이 도민들의 자존심을 극도로 상하게 한 것은 역공이 최선인양 정부 여당이 이상을 잃은채 잼버리 부실책임을 억지로 전라북도에 떠넘기는데 급급했다는 점이다.
본래 전라북도는 새만금을 개최장소로 신청을 했고, 그것이 선정되어 일부 집행을 위임받은 입장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예산확보와 운용, 조직운영, 관리책임은 모두 여성가족부와 공동조직위원회에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당연히 잼버리대회 부실책임은 대부분 이들에게 있는 것이다.
다만, 위임집행 과정에서 때마침 최악의 폭서와 폭우에 대비한 대회장의 배수관리, 식품위생관리 등 일부 책임이 전라북도에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점들의 책임소재가 정확히 규명되지도 않은 채 정부 여당의 책임자들로부터 공격만 당한 것이다.
정부 여당은 마치 전라북도가 새만금예산 확보 또는 증액에 눈이 어두워 잼버리대회를 유치하고 난 후 예산집행과 관리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처럼 허황한 주장을 일삼았고, 일부 언론도 그것에 편승했으니, 생각해 보면 기가 막힌 노릇이다. 정부 여당이 일부 지엽적인 문제만을 물고 늘어지며 공격하면서 전라북도는 눈을 뻔히 뜬 채 당하기만 한 셈이다.
속으로는 국가백년대계를 위해 새만금SOC예산이 오히려 대폭 증액되어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거니와, 새만금 국제공항이나 신항만건설사업 등이 이미 정부로부터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받거나 타당성조사를 통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여당과 일부 언론이 합작해 일종의 정치적인 모략작전을 전개한 셈이다. 그건 과거에 전북에 이전이 확정된 LH본사를 이명박 정권 당시 경남에 빼앗긴 뼈아픈 기억을 다시 떠오르게 하는 실로 엽기적인 사건이었다.
그렇다면 전라북도가 그토록 졸렬한 정치적 수법에 농락당하게 된 원인은 무엇이겠는가. 한마디로 전북이 정치적으로 힘이 없기 때문이다. 왜 그렇게 힘이 없겠나. 그건 지역정치력의 척도라고 볼 수 있는 국회의원을 우리 도민들이 잘못 선출했기 때문이다.
현재 전북 출신 국회의원들은 과거와는 달리 중앙에서 재선을 위해 지도층의 눈치만 보는데 익숙하고 잔심부름이나 잘하는 일등병 모습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 여당이나 자기 소속 당에서 불의를 저지르면 눈을 부릅뜨고 저항하거나 사즉생의 각오로 의원직을 내던지는 국회의원이 단 한명도 없다. 면피용으로 삭발이나 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나?
균형발전? 듣기 좋은 이야기지만 선거가 끝나면 그런 외침이나 사탕발림은 모두 온데간데없어지는 것이 대한민국의 정치판이다. 이러한 모든 원인은 결국 도내 정치인들 특히 국회의원들의 정치적 파워가 약한데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내년 총선에서 도민들이 누구를 국회에 보내야 할지가 명약관화하다. 반드시 힘있는 거물 또는 여야 가릴 것 없이 영향력이 강한 사람 몇 명은 중앙에 내보내야 한다. 신인이지만 아주 야무진 인물이 있다면 몰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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