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 팔기
시인 서승석
나이가 들면서 시간이 너무 빨리 가는 것을 느낀다 한 해가 저물면 다시 오는 새해에 대한 쌓인 숙제들도 헤아리기 바쁘다
신사임당은 용꿈을 꿔서 율곡 이이 같은 큰 인물을 낳고 아들은 오천원 얼굴이 되고 자신은 오만원에 올랐는데 나는 용을 타고 하늘을 나는 꿈을 꾸기도 했는데 세상에 내놓을 게 없다
요즘은 그림에 붙잡혀 다른 화가들이 해내지 못한 내 그림을 찾느라 물감을 풀고 붓질을 해도 좀처럼 나올 생각을 못 한다
사람들이 읽어주는 시 한 편 누군가 점 찍어줄 그림 한 점 낳을 날을 얼마나 기다려야 하나 새해는 갑진년 청룡의 해라 하니 내 용꿈이 살아나와서 어느 날 나를 활짝 놀라게 할 그런 꼴 한번 보았으면...
[서승석 약력] 시인, 예술평론가, 한국시인협회 이사, 한불문화예술협회 회장 이화여대 문리대, 파리 4-소르본대학교 대학원 비교문학석사 및 불문학 박사 덕성여자대학교, 수원대학교 겸임교수, 서울대학교 초빙교수 역임 2013년 『유심』 평론 부문 신인상, 시집 『자작나무』, 『흔들림에 대하여』 등 다수 <저작권자 ⓒ 시사앤피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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