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코르넬리스 반 베를루(코르네유) 국적 네덜란드 제작 1994 장르 추상 재료 석판화 크기 150cm * 64cm (에디션: 159/200)
[감상] ‘코르네유’라는 프랑스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코르넬리스(1922~2010)는 북유럽 현대미술의 발전에 영향을 준 추상 표현주의 운동 '코브라(CoBrA)' 그룹의 공동 창시자이다.
회화, 판화, 도자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 그는 솔로몬 구겐하임, 베니스 비엔날레, 이비자 그래픽 아트 페어 등에서 상을 받으며 국제적 명성을 얻은 네덜란드 현대미술의 거장이다.
코르넬리스의 판화는 강렬한 선과 밝은 색상으로 열대 풍경과 정원, 동물, 여성과 같은 친숙한 소재를 신화나 동화 같은 배경에 배치하는 것이 특징이다.
작가가 북아프리카, 남미, 멕시코 등지를 여행하며 자연의 풍요로움에 깊은 인상을 받았던 후기는 오늘 소개하는 판화처럼 원시미술에서 영감을 받은 강렬한 구조와 감각적인 색채의 작품들이 주류를 이룬다.
<무제>로 소개되는 이 작품은 원시미술이나 아이의 그림처럼 단조롭고 순수하지만 자유분방하고 단순한 형태로 표현된 인물과 사물이 자유로운 구도 안에서 질서를 만들어 나간다. 그 질서 안에서 작가는 다정하지만 강한 암시력을 지닌 메시지를 흘린다.
고흐의 <까마귀가 있는 밀밭>이 연상되는 짙은 파란색 하늘, 밭, 길 등은 자연을 이야기하고 풍요의 여신 하토르를 닮은 여인과 여인의 젖가슴을 닮은 봉우리와 나무는 풍요를 노래하듯 경쾌하다.
그리고 시계방향으로 날고 있는 ‘새’의 노래는 시간의 흐름 안에 회화적 언어로 늘 존재하는 메신저, 즉 한 예술가의 자연 예찬이다.
자신은 ‘기쁨을 그리는 화가’라고 주장한 코르넬리스의 판화는 활기차고 상상력이 풍부하다. 이 작품에 내재된 자연 예찬도 그가 말하는 기쁨으로 귀결된다.
그의 판화는 감각적인 색채가 주는 신선한 충격과 감동에 이어 시간을 넉넉하게 가지고 바라보며 숨은 비유를 성찰해보면 좋을 것 같다.
네덜란드 라이온 훈장 수훈자(受勳者)로서 20세기 가장 유명한 네덜란드 예술가 중의 한명으로 평가받는 코르넬리스의 작품은 네덜란드 코브라 현대미술관, 스테델리크 미술관, 프랑스 퐁피두센터, 현대미술관, 벨기에 왕립미술관, 뉴욕 현대미술관, 솔로몬 R. 구겐하임 미술관, 샌프란시스코 미술관, 보스턴 미술관 등 세계 유수의 기관에 소장되어 있다.
* 정영옥 아트디랙터(엘에이티코리아 본부장) * 이 기고는 <시사앤피플>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시사앤피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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