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로고

[차정미 컬럼] 미중 경쟁과 ‘전자상거래’의 지정학

시사앤피플 | 기사입력 2024/02/20 [13:30]

[차정미 컬럼] 미중 경쟁과 ‘전자상거래’의 지정학

시사앤피플 | 입력 : 2024/02/20 [13:30]
본문이미지

▲ 차정미 국회미래연구원 국제전략연구센터장    

 

[시사앤피플] 중국 상무부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2023년 중국 온라인 소매매출은 15조4200억 위안(약 2,863조 6500억원)으로 11년 연속 세계 1위를 기록했고, 중국국산품 비중은 65%로 높아졌다.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중국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을 빠르게 점유해 가고 있다.

 

2023년 글로벌 전자상거래 분야 수익에서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1위를 기록하였고,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핀둬둬의 국경간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테무(Temu)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앱으로 부상하면서 아마존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하였다.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 닐슨(Nielsen)은 중국의 테무, 알리익스프레스, 쉬인, 틱톡샵 등을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4대 용'으로 지칭하며 중국의 전자상거래 굴기를 분석한 바 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제조업 경쟁력, 중국 상품의 글로벌 시장 점유 확대와도 밀접히 연계되면서 중국 정부의 정책적 관심이 높아지는 분야이다. 중국은 ‘디지털 실크로드(数字丝路)’를 일대일로 발전의 핵심 축으로 강조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전자상거래 실크로드(丝路电商)’는 디지털 실크로드를 확대해 가는 데 있어 주요한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이 2023년 10월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서 전자상거래 협력 시범구 구축을 주요 과제로 언급하였고, 11월에는 ‘전자상거래 실크로드’ 국제협력 포럼이 개최되었다. 포럼에서 발표된 보고에 따르면 중국 ‘전자상거래 실크로드’ 협력국은 30개국에 이르고 전자상거래를 통한 교역액이 전체 교역액의 31.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월말 중국 상무부가 주최한 전국전자상거래업무회의에서도 '전자상거래 실크로드' 협력확대가 2024년 핵심과제로 강조되었다.

이러한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급속한 부상은 미중 전략경쟁의 심화와 지정학적 갈등의 환경 속에서 전개되고 있으며, 이는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대한 서구의 안보적 검토와 규제 논의를 불러오고 있다. 미국 사이버 안보 전문가들은 데이터 정보 보호 취약과 해킹 등 안보위협을 제기하였고, 실제 구글은 악성코드가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로 2023년 3월 테무 앱 다운로드를 정지시킨 바 있다. 미국 의회 자문기구인 미중경제안보검토위원회는 2023년 4월 데이터 보안 취약성과 무역 허점 문제를 제기하면서,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이 불균형적 이익을 얻고 있다고 비판하고 미국 국익 보호를 위한 조치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미 하원의 중국공산당 특위(House Select Committee on the Chinese Communist Party) 또한 2023년 6월 중국전자상거래 플랫폼에 대한 중간조사 보고서를 발표하여, 인권침해와 수입관세 회피 우려를 표명하면서 미국 소비자들과 기업들의 경각심을 요구한 바 있다.  

이렇듯 미중 디지털 기술 경쟁의 심화 속에서 전자상거래 플랫폼 또한 디지털 기술의 ‘안보화’와 영향권 경쟁의 주요 공간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전자상거래 시장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대한 안보적 외교적 고려가 개입되면서,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한국의 전체 해외직구 시장에서도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미국을 제치고 50% 가까운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확장에 대한 서구의 안보적 검토와 경제이익 검증이라는 접근을 차용하지 않더라도, 미래 글로벌 디지털 경제 주도의 핵심 공간인 전자상거래 플랫폼 분야에서 한국의 경쟁력을 점검하고, 개인정보 보호와 사이버 보안, 시장의 신뢰와 소비자의 안전, 그리고 한국 제조업과 유통, 무역에 미치는 영향 등을 입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중 전략경쟁과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 디지털 기술과 경제의 많은 분야가 안보와 밀접히 연계되고 있다. 모든 것을 안보와 연계하는 ‘과잉 안보화’에 대한 우려와 경계의 목소리도 있으나, 국가이익의 관점에서 디지털 기술과 경제를 둘러싼 지정학적 환경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효과적으로 대응해 가는 것은 미중 기술경쟁 시대 한국의 미래 전략에 주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 이 글은 저자가 “중국 디지털 실크로드와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지정학,” 서울대 미래전연구센터 이슈브리프 내용 일부를 수정 보완한 것임/ 출처 :  국회미래연구원 2월 13일 미래생각 발췌)

 

* 이 기고는 <시사앤피플>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시사앤피플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