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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성우 컬럼]가락동 도매시장을 생각하며

순기능을 왜곡하는 목소리가 늘어나고 있어 우려

시사앤피플 | 기사입력 2022/09/23 [21:27]

[왕성우 컬럼]가락동 도매시장을 생각하며

순기능을 왜곡하는 목소리가 늘어나고 있어 우려

시사앤피플 | 입력 : 2022/09/23 [21:27]

 

▲ 왕성우 한국식품유통연구원 이사장    

 

 서울 가락동 도매시장은 영세하고 전국적인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여 농산물의 시간적, 질적, 양적 수급을 조절하고 대량 거래에 의한 유통비를 절약 시켜주는 중요한 역할을 공익기관기으로 단순한 거래의 장이 아니라 도매시장 안팎으로 사회적 순기능을 수행하는 공공재로서의 가치가 높은 곳이다.

 

 

개장 후 30여년이 지난 지금의 생산자들은 품목별 전문화, 조직화로 상당 수준 규모화되어 출하 농산물 대부분이 규격화, 포장화가 되었는가 하면 소매상들도 대형화와 함께 전국적인 조직화로 발전해 왔다.

 

이러한 산지의 발전 저변에는 가락동 도매시장이 경매를 통해서 좋은 농산물은 높은 가격으로, 질 낮은 상품은 낮은 대로 가격을 형성시켜 생산자들이 스스로 수취가 제고를 위하여 규격화, 포장화, 고급화 하도록 유도해 온 영향도 한 몫을 해 왔다는 사실에는 이론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 19로 인한 언택트 유통시대를 맞아 규모화된 생산자들의 인터넷 상 거래 증가와 대형 소매업체의 산지 직거래 확대 등의 급변하는 유통환경 속에서 가락동 도매시장이 수행하고 있는 순기능을 왜곡하는 목소리가 늘어나고 있어 우려가 된다.

 

그들은 도매시장법인들이 독점적 운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도매시장의 공정한 경쟁체제를 위해서 시장도매인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도매시장 내에 도매시장법인이 하나일 경우 독점의 우려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가락동 도매시장 안에는 농협공판장을 포함한 6개사의 도매시장법인이 같은 생산지를 놓고 서로 경쟁을 하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5년의 지정기간이 정해져 있고 만기가 되면 개설자로부터 다시 재지정을 받아야만 한다.

 

이와 같이 치열한 경쟁과 재지정에 대한 부담감 속에 있는 도매시장법인들이 독점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는 주장은 공영도매시장의 구조와 독점에 대한 이해의 부족에서 나온 것이다.

 

 

또한 이들은 경매제에 맞서 시장도매인제를 도입하자는 주장이다. 경매제는 도매시장법인과 중도매인으로 수집과 분산 주체가 분리운영되있는 반면 시장도매인제는 수집과 분산을 동시에 하는 주체로서 독자적인 단에 의해 거래하는자유거래라 볼 수 있다.

 

 

그러므로 경매제와 시장도매인제 간에는 공정한 경쟁관계가 성립될 수 없다. 시장도매인제를 도입하려면 먼저 생산자들이 규모화되고 규격화, 포장화는 물론이고 출하조절이 가능한 유통시설이 구비되어야 하며 가격교섭 과정에서 주도를 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다수의 생산자들이 아직 규모의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재 산지의 실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 시장에서 경매제와 시장도매인제를 같이 시행한다면 어느 한쪽이 부진하게 되고 그 피해는 결국 생산자가 받을 수 밖에 없다.

 

 

가락동 도매시장이 개장한 이래 지금까지 야채, 과일을 줄곧 출하해 온 생산자 단체인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를 위시한 많은 생산자 단체들이 가락동 도매시장에 시장도매인제 도입을 극구 반대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영세규모의 소농 구조와 심화되어 가는 고령화 및 일손 부족의 삼중고에 처해 있는 지금의 산지이고 보면 가락동 도매시장에 시장도매인제를 도입하는 것은 아직은 시기상조인 것이다.

 

무엇보다도 개설자인 서울시 농수산물공사는 도매시장법인과 중도매인이 서로 합십해서 대형소매업체들의 산지 직거래 등 시장 외 유통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대화와 다양한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다.

 

   왕성우 한국식품유통연구원 이사장(농학박사)


 * 이 기고는 <시사앤피플>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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