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갈구하던 자유의 날개였는데
구속 같은 보호망이 부러울 줄이야
- 정현숙
[쪽수필] 나는 매미를 사랑한다. 오기를 기다리고, 반겨 맞아주고, 관심을 가지고 살펴가며 여름을 난다.
처음에는 우화 장면을 한번 만나고 싶어 전전긍긍 하다가 그 목적을 달성하고나니 저들 생의 애환이 보이고 운명적인 삶의 스터리가 읽힌다.
피조물로 태어나서 경쟁과 비극 없는 생이 없고 적의 공포가 없는 종이 없다. 고단한 숨을 쉬는 사이사이에 생의 구간마다 이루어내야 하는 목적을 달성할 때 다소 행복함을 맛볼 수 있다.
유충의 등을 째고 나와 날개를 펼칠 때는 오직 성충으로 신체 자격을 갖추는데 집중하지만, 불과 5시간이 지나면 예쁘다는 소리를 듣지 못한다. 애정을 가지고 관찰한 사람은 검은 매미 한 마리에서 과정을 짚어가며 장하다고 박수를 쳐주지만 속 시끄러운 일상 속에서 여름을 견디는 누군가는 시끄럽다고 망을 쳐 쫓아내기도 한다.
환영받지 못하기도 하고 새들에게 쪼여 한 끼 식사로 먹히기도 한다. 사람도 출산에 성공하면 자라서 성인이 되어 결혼하여 자식 낳을 수 있게 될 때 우리는 대를 잇는 생의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다.
이 시를 읽고 우중에 거리로 나섰는데 직박구리 한 마리가 매미를 물고 담에 내려앉더니 마구 쫀다. 죽어야 먹을수 있기 때문이다. 시를 여지없이 공감하게 만들었다.
* 오정순 수필가 / 시인 * 이 기고는 <시사앤피플>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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