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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순의 디카시가 있는 수필] 지퍼 같은 삶

시사앤피플 | 기사입력 2024/08/26 [11:31]

[오정순의 디카시가 있는 수필] 지퍼 같은 삶

시사앤피플 | 입력 : 2024/08/26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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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살이하던 점숙인 왼쪽으로 가고

신랑 잘 만난 경자는 오른쪽으로 가도

 

끝내 하나로 만나는 우리들의 길

 

                                                          - 이유상

 

[쪽수필] 사후 세계가 궁금하던 젊은 어느 날, 한 꿈을 꾸었다종교의 갈래가 다르고 삶의 양상이 달라도 점숙이 경자처럼 한길로 모여 흐르는 물처럼 죽음의 길로 간다.

 

창녀 출신은 말을 타고 달리고 한 부호는 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천상길 가는 동안에도 지상에서는 참회하고 남은 죄의 무게를 덜라는 응원의 기도가 이어진다.

 

심판대는 절벽 끝에 놓여 있었고 그 곳을 거쳐 천상낙원으로 건너가는 거였다. 한 사람씩 심판대에 오르자 지상에서의 신분과 별개로 계곡 아래로 툭툭 떨어지는데 허름한 노인 한 분이 오르자 떨어지지 않는다.

 

팡파레가 울려 퍼지고 온 사방에 향기가 진동하는 가운데 빛이 쏟아지며 천상잔치가 열리는 곳으로 천사가 안내하였다. 왜 저 분은 안 떨어지냐고 물었다.

 

 

세상 삶을 허락한 것은 받은 탤런트대로 사랑하며 다 쓰고 오라는 명이었는데 다 비우고 와서 그렇다고 했다. 아무도 심판하지 않는다. 남겨온 자신의 무게로 떨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울림이 큰 천사의 답을 듣고 꿈을 깼다.

 

 

그 꿈을 꾼 후 나는 눈을 감고 자주 묻는다.

너는 받은 바 텔런트를 다 사용하였니?

 

내 감각기관이 활동하는 한 영혼의 비만을 간과 할 수 없다. 진정성 있는 글을 쓰며 남김없이 비워 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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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순 수필가/시인    

 

 * 수필가 / 시인 오정순 

* 이 기고는 <시사앤피플>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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