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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굴곡과 반전이 많았던 삶

시사앤피플 | 기사입력 2022/10/04 [13:14]

[수필] 굴곡과 반전이 많았던 삶

시사앤피플 | 입력 : 2022/10/04 [13:14]

▲ 양봉선 아동문학가, 컬럼니스트    

 푸르른 가을에 자연의 상쾌함을 좀 더 느끼려 밖에 나갔다.

이런 날엔 만나는 사람마다 먼저 빙그레 웃으며 좋은 하루 보내세요!’, 카페에서 수다를 떨다 자리를 떠날 땐 부자 되세요.’라고 말을 건넨다. 그러면 아무리 무심한 사람이라도 고개를 끄덕여 주거나 눈인사를 해 준다.

 

우리 모두 어렵고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요즘.생활이 어렵다보니 사람들 얼굴에서 웃음과 활기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삶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성·패가 달라진다는 점이다.

 

삶이란 굴곡도 많고, 반전도 많은 이상한 게 아니던가. 살다보면 도처에서 예기치 못한 어려움을 만나게 된다. 그것을 발전의 계기로 삼느냐, 못하느냐는 그 사람의 마음가짐과 인내에 달려있다고 본다.

 

평범한 일상에 감사하며 지내고 있던 어느 날. 세상 물정을 모르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삐 살다가 날벼락을 맞았다. 머리를 짓누르며 뼈를 깎는 고통에 시달렸던 충격적인 연대보증...당차게 살던 내가 산전수전 다 겪고 나서야 겸손을 배웠다고나 할까?

 

지금 돌이켜보니 별거 아니고 하찮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작은 것들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기까지 수많은 시간이 흘렀다. 견딜 수 없는 것 같은 고통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로 덤으로 사는 인생은 더 값지고 영원한 만족을 가져다주었기 때문이다.

 

그 후, 고정관념을 깨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여러 곳에 나눔 봉사를 하며 1급 장애우를 돌본지 34년이 되었다.

젊었을 땐 시도 때도 없이 장애우 집을 들랑날랑하며 물심양면으로 돌봐주었다. 그러나 지금은 맘만 앞설 뿐, 방사선후유증으로 오심이 심해 몸이 따라주지 않아 안타깝지만 주말에 비가 내리거나 흐린 날엔 억지로 집을 나선다.

 

주중에 오던 활동보조원이 주말엔 쉬기에 종일 홀로 누워 걱정근심으로 의기소침해져 우울증을 앓고 있는 장애우의 모습이 눈에 밟혀서이다.

 

1989년에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어 창살 없는 3층 아파트에서 잘 버티고 살아가는 장애우를 보면 나의 아픔은 사치에 불과하다는 걸 깨닫게 되어 오히려 힘을 얻게 된다.

 

잠시 시간을 아껴, 장애우와 말벗하며 입에 미소를 짓게 너스레를 떨면서 저녁을 함께 나누고 뒤처리를 해준 후, 뚜벅뚜벅 걸어 집으로 되돌아 올 땐 저절로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수많은 사람들은 과거에 집착한 나머지 현재를 즐기지 못하고 있다. 쓰디쓴 과거에서 교훈을 얻어 현재에 충실하고 남은 삶을 서로 배려하며 살아가면 되는 것을……

 

나의 소소한 일이 장애우에게 아주 요긴하게 소용되었다면 그 보다 더 큰 행복을 어디서 맛볼 수 있단 말인가.

 

 

 

                                                                           * 양봉선 아동문학가, 컬럼니스트

 

* 이 기고는 <시사앤피플>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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