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앤피플] 이민영 기자 = 라이즈아트는 이달 5일부터 25일까지 권오봉(b.1954)의 개인전을 삼성동 전시장에서 개최한다고 5일 밝혔다.
2022년 4월 라이즈아트 삼성동 전시장 개관 기념으로 개최했던 <권오봉전> 이후 두번째로 라이즈아트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권오봉 작가의 근작을 중심으로 특유의 ‘선의 회화’를 보다 집중적으로 조명하기위해 기획됐다.
권오봉의 작품은 무작위적이고 자유로운 선긋기를 통해 구체적 형상을 증발시킨 추상적 화면으로 알려져 있다.
권오봉의 선의 회화는 외형적으로 크게 세가지 정도로 볼 수 있다. 마대걸레와 같이 넓적한 도구를 단숨에 휘둘러 두터운 질감과 함께 역동적 에너지를 드러내는 작품, 색을 칠한 화면을 다시 흰 칠로 덮은 뒤 대나무나 갈퀴, 못 등으로 무수히 긁어내어 그 매개체의 흔적이 선으로 드러나는 작품, 그리고 일정한 굵기의 리드미컬한 곡선이 여백과 대조를 이루며 하나의 덩어리로 떠오르는 작품이 그것이다.
이들 중 어떤 경우에도 작가는 회화의 전후방에 일체 개입하지 않으며, 무위의 순수한 선긋기에만 몰입한다. 붓의 관성을 피하기 위해 중립적인 도구를 선택하고 무의식의 상태에서 오직 시간의 흐름에 자신의 신체를 맡긴 결과물이다.
권오봉의 회화는 형식적 특성이나 정신성보다는 그리기의 태도에 무게가 실리는데, 이는 형상의 배제와 물질성, 신체 드로잉이라는 측면에서 한국적 미니멀리즘의 범주에 있지만 행위의 궤적이라든지 수신(修身)의 과정이라든지 하는 의미조차 부여하지 않는 그저 즉흥적이고 자유로운 그리기이기 때문이다.
2014년 봉산문화회관 개인전에서 큐레이터 정종구는 “권오봉의 작업 태도는 이미 껍질이 된 기성 언어를 끊임없이 거부하려는 혼신의 신체행위를 통하여 회화의 본성, 자유와 순수유희, 진정한 인간 생의 본질에 대한 기억을 새롭게 기술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은 모두 무제이다. 작가는 스스로 작품에 제목을 붙여본 적이 없을 정도로 회화적 감성에의 개입을 꺼려한다. 캔버스 위를 거침없이 질주하는 선의 회화는 어떠한 암시나 연상과 같은 의미화나 미술사적 개념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순수한 작가의 에너지와 마주하는 예술적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대구 출신의 권오봉 작가는 계명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인공갤러리, 우손갤러리, 리안갤러리, 인당뮤지엄, 피앤씨 갤러리 등에서 수차례 개인전을 열었으며,
대구미술관 개관 10주년 기념전(2021), 프랑스 파리 갤러리 장 푸르니에(Galerie Jean Fournier)의 <한국현대미술가 6 인전>(2009), 아트 파리, 독일 칼스루에, 아트스테이지 싱가포르 등 국내외 주요기관의 단체전과 아트페어에 참가하였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대구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인당뮤지엄 등에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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