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앤피플] 이민영 기자 = 정치는 살아가는 데 있어 중요하지만, 여러모로 장벽이 높은 것처럼 받아들여지곤 한다. 권혁용 교수가 저술한 "한국의 불평등 민주주의(버니온더문/저자 권혁용)" 책자는 이러한 인식과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한국의 민주주의에 대해서, 그와 관련된 불평등함에 대해서 적나라하게 쓴 정치연구총서가 있어 눈에 띈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왜 불평등을 완화하지 못해왔는가?
고려대학교 정치연구소에서 기획한 정치연구총서 3권인 이 책은 한국의 민주주의가 왜 불평등을 완화하지 못해왔는가에 대한 이유에 주목한다. 한국은 임금, 소득, 그리고 자산불평등이 증가해왔고, 경제적, 사회적 격차가 심화되어왔다. 이는 저출생 고령화 문제와도 연결된다. 하지만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한 한국의 재분배 노력은 다른 OECD 국가와 비교했을 때 가장 최하위에 속한다.
한국이 불평등을 완화하지 못한 이유는 총 네 가지다. 첫째, 투표 참여의 소득편향 때문이다. 저소득층은 정치적 소외를 느껴 투표하지 않게 되고, 기권하는 사람들은 정치적으로 대표되지 않는 악순환이 생긴다. 둘째, 저소득층이 자신들의 경제적 이해에 조응하지 않는 정당을 지지하거나 정책선호를 갖는 경우가 있다. 셋째, 정치대표성의 문제다. 청년 세대, 지방대 출신, 고졸, 여성은 형편없이 과소대표되고 있다. 넷째, 선거제도 문제가 있다. 한국의 선거제도는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는 보편적 정책 및 프로그램 개발과 입법보다 자신의 지역구 사업 예산 확보에 더 집중하는 경향을 강하게 보인다.
한국의 불평등이 심각한 문제인 것은 우리 모두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 책에서는 한국의 불평등이 얼마나 심각한지 분석하고, 정치참여, 투표선택과 정책선호, 정치대표성, 정치제도라는 주제들을 순차적으로 살펴본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왜 불평등을 완화하지 못해왔는가에 대한 물음은 현시점에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정치적인 평등은 민주주의의 핵심이다. 이 책처럼 불평등 민주주의 화두를 제시하고, 끝없이 논의하며 합의해가는 과정은 곧 정치적인 평등으로 나아가는 길이 될 것이다.
정치적인 평등은 민주주의의 핵심이다
누군가는 벤트리를 몰고 타워팰리스에 살면서 어린 자녀들을 미국에서 공부시키고, 누군가는 중고 포터 트럭을 구입해서 자녀들과 함께 택배 배달을 한다. 또 누군가는 가족들과 연락이 끊긴 채 폐지를 수집하며, 쪽방에서 혼자 노년의 삶을 버틴다. 한국의 불평등은 이렇듯 굉장히 극심하고, 경제, 정치, 사회 전 분야에서 큰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장에서는 임금, 소득, 자산불평등의 수준과 추이를 알아본다. 2장에서는 불평등의 악화가 재분배의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모형을 소개한 뒤, 그 같은 이론과 실재의 간극을 살핀다. 3장은 정치참여의 측면에서 투표참여의 소득편향을 알아보고, 4장에서는 투표선택과 정책선호에 대해 들여다본다. 5장에서는 정치대표성을 이야기하며, 6장에서는 정치제도를 살펴본다.
불평등은 정책의 결과이며, 정책 결정은 집단적 의사결정의 과정을 거친다. 불평등은 정치가 만든 것이고, 따라서 정치는 이러한 불평등을 해결할 수 있는 선택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민주주의 핵심인 정치적인 평등으로 나아갈 길을 모색하고, 그 해법은 무엇일지 고민해보자.
저자 권혁용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동 대학 및 동 대학원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학교 정치학과 박사학위를 받았다. 함께 한 엄준희 씨는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졸업하고 현재 고려대학교 대학원 정치외교학과 석사과정 중이다. <저작권자 ⓒ 시사앤피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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